"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21.미국)는 지난 3일 끝난 메모리얼 토너먼트
대회에서 최악의 성적을 냈다.

자신의 불명예 기록을 잇따라 갱신하는 등 자존심에도 심한 상처를
입었다.

이대회에서 기록한 "2라운드 75타, 4라운드 74타"는 올들어 가장 높은
타수.

대회 67위는 프로데뷔이후 가장 나쁜 기록.

또 상금 3천8백달러는 프로데뷔전인 그레이터 밀워키 오픈에서의
3천5백달러 이어 가장 적은 상금액이다.

그러나 이같은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 우즈골프를 "내리평가"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우즈의 천재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골프의 특성상 이같은 부진은 있을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즈는 이번 대회를 거울삼아 앞으로 "자기 관리"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이번 메모리얼 악몽은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 예견됐다는 것.

매스터즈 정복이후 1개월을 쉰뒤 3개대회에 내리 출전한 우즈는
이기간동안 12일간의 게임외에 이곳 저곳을 오가며 각각 2천, 3천만달러에
달하는 굵직굵직한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결국 조인식은 물론 언론보도 등에 많은 시간을 빼앗겨 제대로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따라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칠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바이런넬슨을 석권하면서 매스터즈에 이어 2연승을 달렸던 우즈는
댈러스에서 곧바로 뉴욕으로 날아갔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사와 전세계 대변인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다시 텍사스로 이동해 콜로니얼클래식에 출전했다.

대회를 마치자 피츠버그로 달려가 35만달러를 받고 프로암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피츠버그에서 고급시계 대명사인 로렉스사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우즈모델 시계를 시판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후 올랜도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잠시 쉰 우즈는 곧바로 오하이오로
향했다.

그리곤 메모리얼 대회서 "불명예"를 한꺼번에 안았다.

이는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바쁜 일정속에서는 어떠한 골퍼라도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매스터즈에 이어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선수권 등 4대 메이저를
석권하는 "그랜드 슬램"달성에 나선 타이거 우즈.

그는 일주일간 휴식을 취한뒤 오는12일 개막되는 US오픈에 출전,
메이저대회 2승 사냥에 나선다.

객관적인 평가에선 그의 위업달성이 그리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골프는 실력외에 여러가지 변수가 작용하는 게임.

우즈는 이번 메모리얼 대회를 거울삼아 자기 관리 등 "한단계 높은
골프"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골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