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일본과의 친선 원정경기에서 막판 2분을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02년 월드컵축구 공동
유치기념 친선축구대회에서 후반 11분 유상철이 선제 헤딩골을 작렬했지만
38분에 끝내 동점골을 내줘 일본과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일본에 3-2로
승리한 이후 2연승 도전에 실패했지만 역대 대표팀간 전적에서
42승14무9패의 절대우위는 지켰다.

그러나 한국은 1-1 대결에서의 개인기 미숙과 미드필드의 허술한 수비 등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전반전은 완전히 일본의 페이스였다.

두텁게 미드필드를 장악한 일본은 골게터 미우라를 최전방에 내세우면서
니카타와 나나미를 양쪽 측면으로 돌파시켜 전반 내내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시작 5분만에 미우라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프리킥으로 첫 슈팅을
날린 일본은21분에는 나카무라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슛을 날리는 등
전반에만 측면돌파에 의한 7차례의 중거리슛을 난사했다.

특히 일본은 35분에 한국 골키퍼 김봉수와 1:1로 맞선 나카타가 낮게
밀어넣은공이 오른쪽 골대를 약간 빗나간 것이 아쉬웠고 한국으로서는
최대 위기를 벗어난셈이었다.

한국은 마치 지난 4월23일 베이징에서 열렸던 중국과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내내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던 것과 너무나도 흡사한 무기력증에
빠졌다.

전방 공격수도 찾아볼 수 없었고 공격하러 들어가는 순간 2-3명씩
에워싸는 일본의 중간 수비에 철저히 막힌 가운데 전반 7분 최문식의
슈팅이 골대를 크게 벗어난 것이 유일한 슈팅.

최문식을 빼고 김태영을 투입시켜 후반전에 임한 한국은 조직력이
살아나면서기어코 11분만에 첫 골을 뽑았다.

대표팀 막내 고종수가 상대 오른쪽 코너킥을 얻어 왼발로 띄워준 공을
골지역중앙에 있던 유상철이 솟아오르면서 왼쪽으로 터닝 헤딩슛, 네트에
통괘하게 꽂았다.

후반 중반까지 공방전을 이어가던 한국은 후반 32분 박건하 대신 장신
스트라이커 최용수를, 34분에 고정운 대신 정재권을 각각 교체 투입했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38분에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미우라의 슛을 수비가 몸을 던지며 막고
곧이은 상대의 코너킥을 고종수가 머리로 받아내 연이은 고비를 넘긴
한국은 그러나 43분에페널티지역에서 운 프라서트 주심이 석연찮은
페널티킥 휘슬을 불면서 미우라에게아쉬운 동점골을 내줬다.

<> 한일전 전적

한국 1 (0-0 1-1) 1 일본

<>득점 = 유상철 (후11분.한국)
미우라 (후43분.일본)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