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여행은 3월 산수유 매화에 이어 4월 개나리 진달래와 배꽃 복숭아꽃
벚꽃으로 화려하게 만개했다가 5월 철쭉꽃으로 마감한다.

철쭉꽃은 제주 한라산에서 물들기 시작하여 뭍으로 상륙,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 태백산등을 차례로 분홍빛으로 단장하면서 6월초순까지 그 자태를
뽐낸다.

올해의 마지막 꽃산행을 만끽할수 있는 전국의 철쭉명산을 소개한다.

<> 정선 두위봉 =강원도 정선군 남면과 영월군 중동면 사이에 솟은 두위봉
(1천4백66m)은 철쭉꽃산행지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산이다.

석탄과 중석이 수억t 매장되어 있는 두위봉 산등성이는 5,6월이면
연분홍카펫을 깔아놓은듯 철쭉으로 물든다.

각종 산나물도 지천으로 널려 있어 산나물뜯기대회까지 열린다.

이맘때면 적막감이 감도는 탄광도시 사북에도 모처럼 상춘객들로 활기가
넘친다.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에는 "철쭉군락지"라는 푯말이 있어 능선길을
따라 걸으면 수만평 넓이에 빽빽이 터 잡은 철쭉군락의 장관을 감상할수
있다.

<> 춘천 오봉산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에 위치한 오봉산(7백79m)은
다섯개의 봉우리가 절묘하게 이어져 있다.

이들 기암절벽사이에 5월이면 철쭉꽃이 만발,환상적인 자태로 변신한다.

산행은 춘천~양구간 고개인 배후령(5백80m)에서 시작한다.

철쭉꽃이 화려하게 수를 놓은 능선을 따라 산행하는 맛이 일품이다.

춘천~배후령간은 1시간 간격으로 시외버스가 다니며 소양댐~청평사
선착장간은 40분간격으로 유람선이 운항해 선편으로 산행을 상큼하게
마무리할수 있다.

<> 영주 소백산 =소백산(1천4백39m)철쭉은 넓고 길게 뻗어 있는 능선을
중심으로 피어나기 때문에 독특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그래서 소백산의 봄경치는 밋밋한 능선에 핀 철쭉으로 대변된다.

소백산에 진달래가 시들면 4월말부터 철쭉과 원추리 에델바이스등이
잇달아 피어난다.

그래서 소백산은 봄이면 꽃이 피지 않는 날이 거의 없어 "천상의
화원"에 비유된다.

소백산에서 철쭉산행코스로 각광받는곳은 국망봉에서 신선봉을 거쳐
천태종본산인 구인사로 내려오는 길이다.

비로봉일대는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된 주목군락이 이들 불그스레한
철쭉꽃과 대조를 이뤄 더욱 장관이다.

소백산 산행은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청량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단양역이나 희방사역에서 내리면 된다.

소백산철쭉제는 올해가 15회째로 오는 29일부터 6월1일까지 4일간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열린다.

문의 단양군청 문화공보실 (0444)20-1208

<> 태백 태백산 =국토의 모산이며 한반도 등마루의 중심으로 불리는
태백산(1천5백67m)은 5월말께 철쭉꽃이 만개한다.

산행은 유일사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것이 가장 수월하다.

유일사 코스에서는 길 주변에 자생하는 주목군락을 만나게 된다.

검붉은 주목과 핑크빛 철쭉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절경에 취하다 보면
정상인 장군봉에 닿는다.

올해로 12회째인 태백산철쭉제는 6월7,8일 이틀간 당골광장에서 열린다.

문의 태백시청 문화공보실 (0395)50-2221

<> 무주 덕유산 ="봄철의 덕유산은 철쭉꽃밭에서 해가 떠 철쭉꽃밭에서
해가 진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덕유산의 철쭉은 나무의 굵기가 서너뼘이 넘는 굵직한 것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북덕유에서 남덕유에 이르는 20 구간의 등산로 주변에는 철쭉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꽃내음에 취해가면서 산행을 할수 있다.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에 오른뒤 칠봉약수~삼공리로 이어지는 당일
산행코스를 잡으면 구천동계곡의 경치와 철쭉을 같이 감상할수 있다.

<> 남원 지리산 =국내 최고의 철쭉 명산.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45km의
긴 능선에는 철쭉꽃이 피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

특히 세석평전의 철쭉은 지리산10경중의 하나로 꼽힐 만큼 아름답다.

지리산(1천9백15m)의 철쭉은 색이 짙은 것이 특징이며 능선의 일부에서는
백철쭉도 볼 수 있다.

철쭉꽃 산행을 할수 있는 대표적인 코스는 백무동~한신계곡~세석평전으로
오르는 코스와 진주방면에서 내대리~거림~세석평전으로 오르는 두가지가
있다

<> 제주 한라산 =봄날의 한라산(1천9백50m)은 하나의 큰 화원을 이룬다.

4월 중순께부터 어리목과 성판악일대를 붉게 물들인 진달래가 5월에는
철쭉으로 이어진다.

한라산에는 5개의 등산로가 있지만 5월의 한라산 철쭉을 완상하기에
가장 적합한 코스는 성판악과 어리목코스다.

성판악코스로 사라오름을 오르면 진달래대피소가 반긴다.

<노웅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