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대회를 관람하는 갤러리들이 늘어나면서 선수가 친 볼이 갤러리에
맞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거기까지는 있을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갤러리들중에는 몸에 맞고 떨어진 볼을 차거나 던져 경기의
흐름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아시안투어 매경LG패션오픈 4라운드가 벌어진 4일 남서울CC 17번홀.

최경주가 티샷한 볼이 그린너머에 바짝 앉아있는 한 여성갤러리에 맞고
뒤쪽 러프로 튀었다.

그런데 다른 남성갤러리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볼을 집어 그린쪽으로
던져버렸다.

최경주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최의 동반플레이어인 클레이 디버스의 동료들인 듯한 미국인들이
경기위원에게 강력 항의했다.

"홈코스의 횡포"라며 따진 것이다.

움직이고 있는 볼이 우연히 국외자 (갤러리 중계차 새등)에게 맞고
방향을 바꿨거나 멈추어버리는 것을 "럽 오브 더 그린"이라 한다.

이 경우 벌타없이 볼이 멈춘 그 자리에서 치면 된다 (규칙 19조1항).

그러나 최경주의 예는 다르다.

국외자 (남성갤러리)가 "고의로" 볼의 방향을 변경시켰기 때문이다.

경기위원은 따라서 이 경우 규칙 1조4항 (형평의 이념에 따른 처리)을
적용하게 된다.

볼이 갤러리를 맞고 멈춘 자리에 최대한 근접하고 홀에 가깝지 않은
곳에 드롭하고 쳐야 하는 것이다.

최경주는 따라서 경기위원회가 판정한 지점 (남성갤러리가 볼을 던진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플레이를 속개했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