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의 한종류인 알파파가 학습효과를 높인다고 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알파파 발생을 늘리는 학습기구와 식품, 이를 소개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알파파는 60년대말부터 요가 단전호흡 명상 참선을 하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인정돼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알파파의 좋은 점이 너무 부각되다보니 신빙성없는
알파파증진방법이 만연해지고 있다.

뇌파에는 <>명상하거나 눈을 감고 심신을 이완할때 나오는 알파파
(8~13Hz) <>공부를 하거나 정신을 집중할때 나오는 베타파(14~40Hz)
<>깊은 잠에 들었을때 나오며 깨어있을때 장시간 나오면 뇌종양이 의심되는
델타파(3.5Hz 이하) <>선잠이 들었거나 비몽사몽으로 잠이 쏟아지거나
꿈꿀때 나오는 세타파(4~7.5Hz) 등이 있다.

이중 심신건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알파파.

알파파를 다시 세분하면 <>별생각없이 멍하니 앉아 있을때 나오는 슬로우
알파파(8~9Hz) <>심신이 안정되고 깊은 명상에 빠졌을때 나오는 미드
알파파(9~11Hz) <>활동을 위해 긴장되기 시작할때 나오는 패스트
알파파(12~13Hz) 등이 있다.

이중 수행하는 사람들이 중요시 하는 것은 미드 알파파로 깊은 명상에
잠겨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호흡이 편안해질때 나온다.

수면과 관련해서는 알파파 -> 세타파 -> 델타파순으로 뇌파가 바뀌면서
잠이 깊어진다.

이는 약90분을 주기로 얕은 잠에서 깊은 잠으로 바뀌는 것이 반복
순환된다.

새벽녘으로 갈수록 델타파발생시간이 짧아져 깊은 잠에 드는 강도는
약해진다.

최근에는 뇌파의 원리가 정신치료나 심리교육훈련에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게 바이오피드백을 통한 정서조절훈련.

40Hz 이상의 감마파(극도의 불안 흥분상태)나 평상시의 세타파가 나오는
상황에서 어떤 심리상태를 갖으려 노력하면 알파파가 나오게 되는지
정신질환자나 정서불안자가 뇌파모니터를 보면서 체험하는 것이다.

이로써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극복할수 있는 방향으로 자기심리를
조절해나갈수 있다.

뇌파연구 전문가들은 "뇌파는 감정 지성 기억 운동 등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 4가지 뇌파가 번갈아 나오는 것이 정상"이라며 "마냥 알파파만 나오는
것이 좋다는 것은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김인(정신과)교수는 "수학등 고도의 학습능력을
요구하는 공부를 할때는 알파파가 약화되거나 사라진다"며 "공부할때도
알파파가 많이 나오는게 좋다는 인식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알파파가 많이 나오는 것과 지능지수향상과는 무관하다.

특정음식이 알파파활성에 좋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아직 과학적인 근거가
확립돼 있지 않다.

알파파를 유도하는 음식으로는 녹차 솔잎차가 대표적이며 한약재로는
산조인 백자인 부소맥(덜익은 밀)과 용안육으로 담근술 등이 꼽힌다.

이세용 한국심리교육연구소장은 "공부하거나 일을 할때 또는 사교활동을
할때는 주로 베타파가 나와야 정상이지만 과도한 업무나 흥분상태로 인해
감마파가 수시로 나타나면 불안정한 신경반응으로 편두통 위장병 우울증
요통 신경성알레르기등에 걸릴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암 당뇨등의 성인병을 초래할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잠잘때 베타파에서 알파파로 돌입하지 못하면 불면증이 되는
것"이라며 "심리훈련으로 큰 효과를 볼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출간된 "뇌내혁명"이란 책은 "알파파가 나올때 뇌내 모르핀인
베타 엔돌핀도 같이 나온다"며 "잠재의식속에서 우뇌를 많이 활용하면
알파파가 나오고 이는 인위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활용하는 좌뇌운동에
비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책의 장점은 이런 말초적인데 있지 않고 신념을
갖고 생각을 폭넓게 하며 긍정적인 자세로 생활하는 것이 뇌의 쾌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득한데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