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가죽은 얇은데 정상체중을 웃돌고 허벅지근육이 약한 사람은 대사성
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흔히 주위에서 별로 뚱뚱하지 않은데 어느날 갑자기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이같은 비극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는데 십여년전부터
대사성증후군(일명 X증후군)에 의한 것이라는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허갑범 교수(내분비내과)는 "운동부족 과음 과식
흡연 스트레스 유전 등에 의해 복부비만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유발되며 급기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은 내장형(중심형.남성형)비만과 피하형(말초형.여성형)비만 등 크게
둘로 나뉜다.

한국인의 건강악화를 위협하는 것은 이중에서도 내장형복부비만이다.

내장형비만은 내장을 둘러싼 대망과 복강과 내장사이를 가르는 장간막에
지방이 쌓이는 것.

우리나라는 청소년기나 청년기에 말랐던 사람이 경제성장과 사회구조의
현대화로 30대후반부터 뱃살은 나오는 반면 팔 다리 등에는 별로 살이 없는
비만이 흔하다.

이는 내장형복부비만일 경우가 대다수인데 뱃가죽은 그리 두껍지 않지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전자빔컴퓨터단층촬영(EBT) 등으로 복부의 횡단면을
찍어보면 내장주위와 내장사이의 공간에 지방질이 쌓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허교수는 "내장형비만은 대사성질환과 관련이 깊다"며 "내장형비만인
사람은 각종 성인병이 코앞에 닥쳐왔음을 깨닫고 엄격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하형복부비만은 복강밖의 배의 피부밑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으로 주로
성장기에 나타나며 대사성질환과 별 관련이 없다.

반면 30대중반이후에 생기는 내장형복부비만은 성인병의 씨앗이 된다.

내장과 장간막에 존재하는 지방세포는 중성지방을 쉽게 축적하고 분해하는
특성을 띤다.

중성지방이 분해돼 혈액속으로 녹아들어가면 혈중지방산이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우선 근육세포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대신에 혈중지방산을
소모한다.

포도당이 남아돌고 포도당을 세포내로 들여보내 에너지를 만들도록 하는
인슐린의 작용이 유명무실하게 된다.

이를 "인슐린저항성"이라 하는데 근육간 말초세포내에서 인슐린의 역할이
무력해진다.

남아도는 포도당에 대적하기 위해 인슐린이 과잉분비되면 "고인슐린혈증"이
되는데 신장의 염분배출기능을 저하시키고 교감신경을 자극, 심장박동촉진과
혈관수축을 일으켜 고혈압을 유발한다.

또 인슐린저항성은 인슐린분비는 정상인데도 혈당치가 높은 인슐린비의존형
당뇨병을 유발한다.

핏속에 중성지방수치가 올라가면 지질대사경로에 이상이 발생해 고밀도
지단백(HDL)콜레스테롤치가 내려가고 초저밀도지단백(VLDL) 및 저밀도지단백
(LDL)콜레스테롤치가 올라간다.

HDL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붙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 등을
예방하는 유익한 것이지만 VLDL 및 LDL콜레스테롤은 그반대로 해롭다.

허교수는 "우리나라 인슐린비의존형당뇨환자의 90%가량이 별로 살쪄보이지
않는 내장형복부비만환자"라며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눴을 때 남성의
경우 1.0을, 여성의 경우 0.9를 넘었을 때 내장형비만으로 진단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또 "대사성증후군이 이같은 질환외에도 지방간 담석증 통풍 담낭암 췌장암
등의 발병과도 연관돼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초음파로 진단된 지방간환자의
60%가 복부비만과 연관돼있다"고 주장했다.

대사성증후군에 의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의 지방분해
작용을 억제하는 소주4잔이상의 알콜(60g)을 먹지 말고 <>저녁에 과식을
삼가며 <>금연하고 <>다리근육강화 중심으로 적절히 운동해야 한다.

또 창조적인 취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빼놓아서는 안된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5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