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에 대한 선입관"은 스코어와 어떤 관계를 가질까.

금년도 여자 시즌오픈대회인 제6회 톰보이 여자오픈 첫날 김미현과
정일미가 그걸 설명한다.

이 대회는 금년도 여자시즌오픈대회로 24일 태영CC (파72,6,137야드)
에서 시작됐다.

<> 정일미 (26.FILA)

그녀는 전날 벌어진 프로암대회에서 무려 82타를 쳤다.

3퍼팅도 7개나 했고 버디는 하나도 없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거 첫대회부터 엉망이 되겠구나.

이곳 승부는 3퍼트를 줄이는 것.

그러니 버디 욕심내지 말고 그저 파만 잡아 나가자"

그녀는 "잘 치겠다"는 생각을 버린 것.

결과는 3퍼트 2개였고 스코어는 버디5에 보기4개로 1언더파 71타의 단독
2위였다.

전날보다 무려 11타를 줄인 셈으로 아이언샷이 핀에 착착 붙은 게 1-3m
버디를 많이 만들었다.

<> 김미현 (20.프러메이트)

그녀는 태영에서의 연습라운드를 5번이나 했다.

국내 일인자답게 "열심히 준비했다"는 의미.

그녀 생각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그린이 별로 빠른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첫날 아침 "그린을 아주 바싹 깍는다"는 소리가 들렸다.

그 때문인지 4번홀까지 5m안쪽 거리의 버디퍼트가 죄다 힘이 모자르며
홀컵 가까이에서 돌았다.

고개를 갸우뚱하던 그녀는 5번홀의 1.5m 첫 버디로 "그린에 대한
선입관"에서 겨우 벗어났다.

버디5에 보기2개로 3언더파 69타의 단독선두.

신장 156.5cm의 그녀는 지난해보다 거리가 10야드 정도 늘어 270야드가
나간다고 했다.

요인을 설명하라고 하자 "하체는 더 잡아두고 상체를 더 꼬고 있다"는
대답.

하체와 상체의 "회전각도 차이"가 커져 거리가 늘었다는 뜻.

<>이대회는 총상금 1억원에 우승상금 1천800만원.

선수들은 단 두명의 "언더파 기록"과 이오순 (80타)의 총퍼트수 42개에서
보듯 그린에서 허덕였다.

프로 데뷔전을 가진 강수연은 77타로 주춤했다.

< 김흥구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