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에서 "원 퍼팅이 많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 경우 사람들은 보통 "퍼팅이 기막혔다거나 버디가 줄줄이 이어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프로들의 원퍼팅에는 그 보다 훨씬 "복합적 분석"이 존재한다.

중견프로 권오철은 캠브리지오픈 2라운드에서 9개홀 원퍼팅, 3라운드
에서는 무려 11개홀 원퍼팅을 기록했다.

원퍼팅 횟수로 보면 극히 보기드문 "기록"이었고 당연히 그는 3라운드
까지 단독선두였다.

그러나 "2라운드 69타, 3라운드 70타"라는 그의 스코어는 "원 퍼팅의
또 다른 면"을 예시했다.

그의 스코어는 "원퍼팅은 많은데 버디 퍼팅은 적었음"을 나타냈다.

그것은 "샷 자체, 특히 아이언샷의 온그린율이 극히 좋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그의 원퍼팅은 파온 실패후 "그린사이드에서의 짧은 어프로치샷을
붙이는 형태"가 많았던 것.

결국 권오철의 최종라운드 역전패 (우승은 7타 뒤져있던 박남신) 2위는
바로 그같은 "샷의 한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요인으로 인해 사실 미국 등 외국투어에서는 "파온 된 홀"
에서의 퍼팅만 "퍼팅 통계"로 잡는다.

파온 실패후 홀에 붙이는 쇼트퍼트까지 통계에 넣으면 "3온 1퍼트"
스타일의 프로가 언제나 퍼팅랭킹 선두에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얘기는 "권오철의 원퍼팅과 결과와의 괴리"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 풀이한 것 뿐이다.

패자는 말이 없지만 사실 권오철은 "대회 이틀째에서의 식중독이
체력저하와 샷의 난조를 초래했다"는 주위의 전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