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안의 기형혈관으로 인한 간질발작을 수술로 치료하는 방법이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다.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소아간질수술팀(소아과 고태성.신경외과 이정교)은
지난 4일 간질로 매우 심한 발작증상을 보인 장모 어린이(여.4)에게
대뇌절반중 일부분만 절제해 병변조직과 정상조직을 완전히 격리시키는
수술을 시도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술은 대뇌의 절반 가운데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병변조직을 제거해
간질유발병변에서 정상조직으로 간질뇌파가 퍼져 나가는 것을 막는 수술이다.

기존 수술은 대뇌의 절반을 모두 절제해 끄집어내는 수술이었으나 이번
수술은 대뇌의 절반 가운데서도 꼭 필요한 병변만 끄집어냈고 그렇지 않은
병변은 정상조직과 격리만 시켰다.

캐나다에서 최초로 개발된 이수술은 좋은 간질치료효과를 나타냈으나
너무나 많은 대뇌를 절개함으로써 7~8년이 지나면 일부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부작용을 갖고 있어 이번에 시도된 수술방법이 이를 보완할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뇌반구절제술은 어린이에게만 적용할수 있는데 좌측대뇌를 절개할 경우
우측대뇌가 좌뇌의 기능을 인수받아 정상적인 생활에는 별지장이 없다.

다만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대뇌에 생긴 간질병변만 제거할수 있고 운동기능
평형기능 등을 담당하는 소뇌 간뇌 중뇌 등에 생긴 간질병변은 수술대상이
못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