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신이 시즌 개막전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시즌오픈대회인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박남신(38.휠라)은 16일
김포씨사이드CC (파72.전장 6천4백84m)에서 열린 제8회 캠브리지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총상금 2억원)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 (36.33)를
기록, 2언더파 70타를 친 2위 권오철 (41.팬텀)을 1타차로 따돌리며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날 오후조로 출발한 박남신은 8번홀 (파5. 4백99m)에서 30m짜리
칩샷이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가는 행운의 이글에 힘입어 권오철을
추월했다.

인코스에서 출발한 박남신은 전반 9개홀에서 버디2개와 보기2개를
기록, 이븐파로 마감했으나 후반들어 자신의 특기인 아이언 샷이
살아나면서 선두권에 진입했다.

박은 후반 4,6번홀에서 각각 3m, 8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는 등
퍼팅에서도 안정감을 보였다.

이날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마치고 첫 대회에 출전한 탓인지 경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또 바닷가 코스인 관계로 바람도 거세고 그린역시 예상외로 딱딱해
선수들은 그린에 볼을 붙잡아 두기가 수월치 않았다.

첫날 스코어가 전체적으로 부진한 것도 그런 연유.

한편 왼쪽 어깨 및 목부분에 통증이 있어 퍼팅에 애를 먹었다는 권오철은
16번, 17번홀에서 홀컵 1.2m, 1m로 각각 붙이는 아이언샷이 버디로 연결돼
2언더파를 만들었다.

김종덕 (36.아스트라) 송재범(33) 등 3명의 선수는 1언더파 71타로
공동 3위권.

기대를 모았던 강욱순은 2오버파 70타로 공동 20위, 최경주 곽흥수는
4오버파로 공동 43위에 그쳤다.

쇼트게임의 귀재 최상호는 5오버파 77타로 부진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끌었던 홀은 14번홀 (파4. 3백24m).

소위 아일랜드홀로그린이 호수로 둘러싸여 있는 구조이다.

서해바다와 호수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갤러리들은 환상적
분위기에서 관전을 즐길수 있지만 골퍼들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홀임에
틀림없다.

조금이라도 미스샷이 나면 여지없이 볼이 호수로 빠지기 때문.

더욱이 국내 프로골퍼들은 아일랜드 홀에 다소 낯설다.

수도권에서는 충주CC에서나 아일랜드홀을 볼 정도.

이 홀은 거리로 보아 버디를 잡을만 했으나 아일랜드 홀이란 부담
때문인지 대부분 파로 막는데 그쳤다.

간혹 트리플 보기를 범하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권오철 프로는 "이날따라 뒷바람이 불어 스푼으로 티샷을 하고 95m짜리
피칭샷이 홀컵 오른쪽으로 벗어나 파를 잡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