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지만 신뢰할만한 제품은
드물다.

건강보조식품은 대개 식품원료에 들어있는 특정성분을 추출 농축 정제
혼합등의 방법으로 제조 가공한 식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건강식품점에는 영지버섯 꿀 송화가루 야채효소
지렁이동결건조분말 등이 진열돼있고 심지어 누룽지 시래기까지
갖다놓는 상점도 있다.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소박한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서구식 건강보조식품 도입에 주력하고 있는 녹십자건강의 홍순구사장은
"우리것이 우리몸에 좋다는 신토불이니 자연산이 좋다느니 하는 국민감정
때문에 과학적으로 이해돼야할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인식이 후퇴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식사만으로 섭취할수 없는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건강보조식품이 보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홍사장은 성인병의 주된 원인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질등 3대 에너지
발생영양소의 공급은 과잉인 반면 이들을 대사시키고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미네랄 비타민 효소 필수지방산및 필수아미노산등은 절대
부족상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질 등의 생화학적 물질대사에서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 무기질 각종효소 아미노산 등을 인위적으로 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것.

토양과 대기의 오염으로 아무리 유기농법으로 키운 것이라 하더라도
심산유곡에서 채취한 것이 아니라면 인체건강에 보탬만 주는 농산물은 없는
실정이다.

산성비 농약 중금속 등으로 식물에 비타민을 만들어 공급하고 거름을
완전히 분해해 각종 유익한 양분을 전달해주는 토양미생물이 죽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농산물자체가 영양이 결핍되거나 오염돼있다.

또 식품을 많이 가공해먹기 때문에 도정 분쇄 가열 등의 과정에서
영양소가 파괴되고 있다.

따라서 특수하게 가공돼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아 필수영양소가 농축되고
오염물질이 제거된 건강보조식품이 필요하다고 볼수 있다.

많은 필수영양소를 건강증진의 개념에서 섭취하려면 막대한 식품구입비가
들어가고 식사량이 너무 많아 먹을수가 없으며 불필요한 영양소를 먹게돼
열량과잉으로 인한 비만등 각종 성인병에 걸릴수 있다.

예컨대 심한 피로나 항암치료에 시달려 고단위의 비타민C를 복용해야
하는 사람이 이를 귤로 섭취한다면 적어도 5~6kg들이 한상자분을 먹어야
한다.

또 몸에 좋다고 먹는 뱀 뱀장어 자라 흑염소등은 따지고 보면 미네랄
비타민 아미노산등을 많이 함유한 식품인 것이다.

홍사장은 "미국 선수들이 40대초반에도 복싱 마라톤 야구 육상등의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엄격한 스포츠영양관리로 질좋은
음식과 건강보조식품을 먹기 때문"이라며 "국내 선수들이 산화스트레스에
못이겨 조로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국내 건강보조식품 보급의 문제점으로는 첫째 체계적인 건강 영양정보를
보급해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이 건강보조식품을 맹신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양상을 띤다는 것이다.

특히 매스컴에 등장하는 자극적인 토막의학정보가 중심은 놔두고 변죽만
울리는 경우가 흔하다.

둘째 소비자를 만족시킬만한 좋은 품질의 건강식품이 없다.

외국산을 수입해야 하나 정부규제가 심해 좋은 건강보조식품을 비싼돈
주고 먹어야 하거나 몰래 들여와 먹어야 하는 실정이다.

홍사장은 "처음에는 외화지출이 있을지라도 국내 제약사나 식품업체가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이들 제품을 모방할수 있고 새로운 건강보조
식품을 개발해 수출도 할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셋째 판매인들의 전문성부족을 들수 있다.

전문취급점이 없고 유통및 가격질서가 혼란하다.

건강보조식품은 부작용과 과다영양섭취를 유발할수 있으므로 판매인들의
전문성이 제고돼야 하는데 미국 유럽에서는 약사나 영양전문가들이 이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종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