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터즈골프대회는 한국인과 별 관련이 없다.

지난 70년대초 한장상프로가 참가한 적이 있지만 그것은 먼 옛날의 얘기.

요즘은 그저 대회자체만 추적해 볼 뿐이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인과 관련된" 아주 의미있는 행사가 하나 마련됐다.

주인공은 재미조각가 고은아씨(39)와 저 유명한 레이 플로이드 (미국).

결론부터 말하면 고은아씨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조지아 골프 명예의
전당 (GGHT)"에 헌액된 레이 플로이드의 동상을 제작한 것이다.

<>.매스터즈가 매년 열리는 조지아주 오거스타시는 오직 매스터즈로
인해 세계적 인지도가 드높여진 도시.

이에 오거스타-리치몬드 카운티는 지난 82년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보비 존스 잭 니클로스 레이 플로이드 아놀드 파머 래리 마이즈 데이비스
러브 주니어 토미 아론 등 44명을 헌액했다.

오거스타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오거스타를 관통하는 사반나 강변에
"GGHT골프&가든"를 조성, 매스터즈와 세계적 명골퍼들을 한데 묶는
기념비적 장소를 마련했다.

이 골프가든의 명물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44명의 골프동상을 10여년에
걸쳐 세우는 것.

그 "명 골퍼들 동상"의 첫번째가 지난 4월 왼성된 아놀드 파머의
조각이었고 두번째가 바로 76년매스터즈 우승자 레이 플로이드.

플로이드의 동상은 금년 매스터즈 개막을 3일 앞둔 7일 (한국시간 8일)
당사자인 레이 플로이드와 조각가 고은아씨 등 수백명의 관계인사가
참가한 가운데 제막케 된다.

<>.홍익대 출신의 고은아씨는 현재 시카고에서 "고-바릴라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중견 조각가.

그녀는 수십대일의 경쟁을 뚫고 플로이드 조각가로 선정됐다.

그녀는 작업을 위해 플로이드와 십여차례이상 면담했고 사진만도
수백커트를 찍었다.

최근 방한했던 고은아씨는 "플로이드는 쇼트게임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본인과 협의, 칩샷하는 모습을 만들게 됐다"면서 "손목이나 무릎각도
시선 등 정상수준의 폼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힘은 무척 들었지만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골프 조각을 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만든 플로이드 동상.

그것은 영원히 오거스타에 머물며 매스터즈와 함께 기억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