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중인 골퍼가 51시간의 긴 여정끝에 참가한 골프대회 첫라운드에서
홀인원을 작성해 화제다.

주인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하며 2년째 암과 싸우고 있는 영국
국적의 데이비드 A.러셀.

대서양에 접한 모로코의 항구도시 아가디르에서 열리는 모로코오픈에
참가하기 위해 3일 오후 집을 나선 러셀은 모로코 연결 비행기를 놓쳐 4일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했지만 카사블랑카에서 다시 연결편을 놓치는 등
51시간을 여행하는 우여곡절끝에 간신히 대회에 참가했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1월15일부터는 항암제 마저 끊고 악전고투중인
러셀은 6일 로얄골프링크스에서 벌어진 1라운드 16번홀에서 생애 14번째
홀인원을 작성하는 등 선전해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5위에 랭크됐다.

러셀은 "지난 2년은 암과 싸우느라 악몽같았다"면서 "이번 대회
홀인원의 행운을 시작으로 이제 모든 시련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