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계열 병원이나 대학병원에 뒤지지 않는 진료수준과 병원시설을
갖추고도 병실비와 진료비가 싼 병원이 등장해 병원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개원한 서울강남병원은 우선 건물형태부터 현대적 세련미를
풍겨 기존 병원건물의 사각진 모습과 차별화된다.

아담한 외국 고급호텔같은 느낌을 주는 이 병원에 들어서면 도우미아가씨가
환한 얼굴로 손님을 안내한다.

간호사도 친절하고 의사는 평균 20분가량 환자를 본다.

복도와 로비는 고급원단벽지로 도배돼 있고 근.현대 유명화가의 동.서양화
수십여점이 걸려 있다.

다인병실은 웬만한 중산층 가정의 실내보다 밝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다.

1, 2인 병실은 소형 콘도미니엄에서나 볼수 있는 욕실 싱크대 원목가구
등을 갖추고 있다.

커튼 환자용 전자동침대및 보호자용 소파형침대 등도 상당한 고가품.

의료장비도 1.5t급의 MRI(자기공명영상촬영) 장치, 3차원 심장초음파영상
진단기, 자동추적 입체미세현미경 등을 비롯한 각종 첨단기기를 갖추고
있는데 구입비에만 무려 1백60억원이 넘는 돈이 소요됐다.

의료진은 김삼수(심장내과) 황충진(신경외과) 정복성(성형외과) 이상욱
(안과) 오경균(소화기내과) 김구상(산부인과)씨 등 의과대학에서 주임교수를
역임한 베테랑들이 포진해 있다.

이 정도 수준의 시설을 유지하려다보니 병원 건축비는 동급 규모의 다른
병원에 비해 2배가 들었다.

의료보험수가가 낮다며 적자경영을 호소하고 수가현실화를 외치는 의료계
현실에 비춰 이 병원의 호화스런 모습은 돈키호테처럼 비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윤 병원이사장은 "전문치료센터화 함으로써 이뤄 중증환자를
수술 식사요법 정신치료 물리재활치료 등의 여러 치료방법을 동원, 신속하게
치료하면 병상회전율을 높일수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 "서울강남병원은 2차진료기관이라 3차의료기관에 비해 병원문턱이 높지
않고 진료수준이 높은 대신 진료비용이 싸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인실의 하루입원비가 강남의 대형병원에 비해 17~28% 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