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의 이번 호주 매스터즈대회는 일단 성공적인 세계무대 데뷔로
보여진다.

캐리웬, 로라 데이비스 등 내로라하는 세계정상급 골퍼들과의 대결에서
상위권에 오른것은 놀라운 성취가 아닐수 없다.

게다가 스윙교정을 받은지 1개월밖에 안된 "불완전 스윙"으로 일군
성적이기에 박의 선전은 세계적 선수로서의 도약 가능성을 예감케했다.

이같은 호성적을 거둘수 있었던 일차적 요인으로는 안정된 퍼팅을 꼽을수
있다.

"불안정한 스윙"을 퍼팅으로 만회한 것이다.

사실 3라운드까지 박의 스윙은 계속 불안했다.

드라이버 샷과 아이언 샷이 좌축, 우측 러프로 빠지는 등 일관성이
없었다.

3라운드 12,13번홀에서 좌.우 워터 해저드에 빠져 더블보기를 잇따라
범한것이 교정으로 인한 스윙의 불안감을 반증한다.

그러나 안정된 퍼팅으로 박은 그런대로 스코어를 꾸려 나갈수 있었다.

그라운드에서는 10,12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는등 무려 9개의
버디행진을 펼쳤고 줄곧 10위권내에 머무를수 없었다.

박의 정신력과 자신감도 돋보였다.

대회전 로라 데이비스 (영국), 베스 다니엘 (미국) 등과 한조에 편성돼자
박은 오히려 "한수 배울수 있어 다행"이라며 자신감을 밝혔다.

또 퍼팅에 임할때는 침착한 발걸음으로 전.후.좌.우 그린을 침착하고
살피는 등 박은 첫 세계무대도전에도 불구 결코 주눅들지 않았다.

박은 올해초 미국 올랜도 골프유학을 떠났었다.

데이비드 리드베터의 지도로 먼저 스윙교정을 받었다.

이번 대회 출전하기전 박은 리드베터로부터 "연습"삼아 대회에
출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불완전스윙"을 염두에 둔 것이기에 당연했다.

박의 일차적인 목표는 오는 10월까지 "퀼리라잉스쿨"과정을 통과
LPGA투어 출전권을 획득하는것.

그러나 이번대회에서의 선전으로 보아 박의 본격적인 세계무대다툼은
그 시기가 더 빨라질수도 있다는 느낌이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