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골프 이론.

그 이론들을 알고 있는 것과 깨닫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어떤 가르침은 1년만에 실제 느끼며 그 의미를 알 수 있고 어떤 가르침은
10년이 걸려도 그 의미를 느끼기 힘들다.

나에게는 "웨이터 포지션"이 좋은 예가 됐다.

보통 백스윙 톱에서는 웨이터가 쟁반을 받치거나 짜장면 그릇을 받치듯
오른손이 클럽을 받치고 있어야한다고 얘기된다.

아마 그런 가르침을 들어 보지 않은 골퍼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알고만 있으면 별 의미가 없는 법.

나도 "짜장면 그릇을 받치듯 하면 어떤 느낌에 의해 어떤 동작에
유익한가"를 최근에야 느꼈다.

우선 백스윙 톱에서 짜장면 그릇 받치듯 클럽이 오른손 손바닥에
눕혀지는 느낌이 오면 스윙에 한 템포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클럽이 톱에 이른 후 "짜장면"이 느껴지는 자체가 다운스윙을 서두루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가장 큰 잇점은 "스윙으로 볼을 치는 느낌이 훨씬 좋아진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볼을 때리는 폐단"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

톱에서 오른손으로 클럽을 떠 받치는 느낌은 손목 코킹이 제대로 됐다는
의미이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립이나 팔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톱에서 클럽이 찰랑 "눕혀지는"
느낌이 올 수 없다.

"스윙 스루"가 되려면 코킹이 될수록 오래 유지되고 다운스윙 초기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짜장면"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오른손 한손만으로 클럽을 잡고 휘둘러 보면 그 느낌이 와 닿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