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명관광지역의 관광안내책자를 보면 실제보다 과대
포장되거나 미화되어 있는 문화재나 관광시설이 많다.

구례군에 있는 운조루도 그런 경우다.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운조루는 조선제일의 명당자리로 알려져 지금으로
부터 2백여년전 낙안군수를 지낸 안동태생의 유이주라는 사람이 지은 99칸
짜리 집터.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양반저택으로 지금도 잘 보존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 가보니 사람도 살지 않고 퇴락한 모습이 역력해
명당다운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무리 좋은 소재라 하더라도 관광명소로 만들기위해서는 군이나 지역
주민이 좀더 관심을 기울여 가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화엄사지구에서 15km 정도 떨어져 있는 지리산온천랜드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관광지구.

지리산온천이라면 깊은 산속의 신비한 온천을 연상 시키지만 지리산온천
랜드대중탕은 대중목욕탕을 방불케 할 정도로 혼잡의 극치를 이룬다.

또 온천광장엔 뽕짝가요가 시끄럽게 울려 순수한 자연관광지의 분위기를
망쳐놓고 있었다.

구례군에서는 관광수입 올리는데만 열중할 것이 아니라 품격 높은
관광지로 만드는데도 정책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2차개발지구는 개발방향을 수정해 보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