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의 에티켓은 벙커에서 잘 드러난다.

골퍼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귀찮아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로 벙커샷후 제대로 뒤처리를 하지 않는다.

벙커샷을 전후한 에티켓을 알아본다.

<> 평평한 곳으로 들어간다

국내 골프장은 벙커주위 턱진곳이 맨땅인채 드러난 곳이 많다.

겨울철 잔디관리부재 탓도 있지만 골퍼들이 하도 짓밟아 놓았기
때문이다.

벙커에 들어갈 때에는 평지쪽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벙커보호 차원이다.

볼이 가깝다고 경사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벙커턱이 손상될 염려가
있다.

또 경사진 곳의 모래가 주르르 흘러내려 그것까지 골라주어야 한다.

<> 고무래를 갖고 들어간다

벙커샷을 하러 갈때 아예 고무래도 갖고 들어간다.

그런 다음 고무래는 옆에 놓고 샷을 하면 된다.

벙커샷을 하고 나올때 그 고무래로 흔적을 없애면 한결 세련된 골퍼로
대접받는다.

물론 이는 골프규칙상 전혀 문제가 없다.

<> 모래 고르기는 철저히

벙커샷후 모래를 고를 때에는 철저히 하라.

볼자국 디보트 발자국 고무래자국 등 자신이 남긴 모든 흔적을 지워야
한다.

혹시 앞사람이 남기고 간 흔적이 옆에 있으면 그것까지도 없애주는 것이
바람직한 매너다.

자신의 볼이 앞사람이 골라놓지 않은 곳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 고무래는 플레이에 지장없는 곳에

벙커샷후 고무래의 위치는 후속플레이에 지장이 없는 곳이어야 한다.

일부 골프장들은 그런 의미에서 고무래를 벙커내에 놓도록 권장하고
있는 곳도 있다.

고무래를 벙커밖에 놓을 때에는 손잡이를 "플레이선"에 맞추어 두면
좋다.

고무래의 갈퀴와 손잡이가 볼의 진행방향과 일치하게 두라는 의미다.

벙커주위가 경사진 곳이면 갈퀴가 아래쪽을 향하도록 하는 것이 볼의
진로에 덜 영향을 미친다.

참고로 고무래는 인공장애물이기 때문에 샷에 방해가 되면 치울수 있다.

고무래를 치우다가 볼이 움직이면 벌타없이 제자리에 리플레이스해야
한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