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선 <조강선 비뇨기과의원 원장>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되는 오르가슴.

특히 여성의 오르가슴은 연속으로 수십차례 느낄수 있는 것이어서 남성의
입장에서 보면 부럽고 신비롭기만 하다.

그러나 이를 모르고 지내는 여성들도 의외로 많아 통계에 따르면 평생
한번도 성절정감을 못느낀 여성이 무려 10%에 이른다고 한다.

여성의 성절정감은 남성처럼 수시로 느낄수 있는게 아니다.

개인차도 심해 단순한 공상만 가지고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초감각파여성이
있는가 하면 진동기를 이용해 강력하게 자극해도 끄떡도 않는 무감각한
여성이 있다.

또 상대남성에 따라 성반응도 여러가지다.

좋아하는 사람과 접촉하면 1~2회의 자극으로 극치감에 도달하는 반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는 장시간 동안 음핵을 직접 자극해도 전혀 반응이
없을수 있다.

이처럼 여성 오르가슴의 편차가 심한 것은 여성들이 사회심리나
문화풍토면에서 폭넓은 성적 억압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극치감에 이르려면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성상황에 깊숙이 몰두해 오로지 섹스만을 생각하는 집중력이 요구되며
섹스외에 아무것도 생각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쉽게 성절정감에 이르는 여성은 자기최면을 거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생리적 사실에 기초한 적절한 성테크닉이 필요하다.

남성은 시각과 상상만을 가지고도 삽입이전에 이미 흥분기 고원기를
맞이한 상태다.

즉 1백m 경주에서 20~30m정도 달려나간 상태다.

따라서 서로 흥분의 보조를 맞추려면 남성은 억제가 필요하며 여성을
이끌어 올려야 한다.

마스터스박사에 따르면 단순한 삽입성교에 의한 질의 자극만으로는
여성의 4분의 1정도만이 극치감에 이를수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려면 음핵자극에 기초한 충분한 전희가 필요하다.

여성은 구경꾼이 아닌 무대 주인공으로서의 적극성이 요구된다.

어느 곳을 어떻게 자극하면 만족스러운지 상대남성에게 알릴수 있어야
한다.

남녀가 사랑의 말을 나누고 서로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신선한 연애감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남녀가 동시에 느끼는 절정감만을 "절대선"으로 믿고 집착하는
것은 위험할수 있다.

얼마전 40대중반의 건강하고 지적으로 성숙한 K씨가 병원을 찾아와
발기부전을 호소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발기력도 정상이고 어느정도 사정조절능력도 갖춰
부부사이에는 성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친구로부터 두사람이 동시에 성적 극치감을 체험한 얘기를
들은후부터 자신도 매번 성행위를 할때마다 눈물겹도록 사정을 참는
노력을 해왔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실패로 끝날때마다 큰 실망과 좌절을
반복해 경험했다.

나중에는 발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일찍 사정해버리게 됐다고
토로했다.

동시의 성적 극치감은 정말 멋진 체험이지만 그것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다보면 마치 1등을 하기 위해서 학교에 다니는 일처럼 어리석은
것이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