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녹색변을 누면 장에 문제가 있다?

소아과를 찾는 부모들의 가장 많은 질문중의 하나는 "아기가 푸른 똥을
자주 누는데 무슨 병이 있는 것이 아닐까"이다.

대변색이 노랗고 모양이 예쁘지 않으면 무언가 비정상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아기는 태어나서 처음 며칠간 끈적한 흑녹색의 태변을 본 뒤 녹색을 띤
노란색의 변을 보다가 또 다시 며칠지나야 노란변을 보게 된다.

장운동은 감정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아기가 흥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장운동이 불규칙해지고 빨라져 음식물이 장을 정상보다 빠르게
통과한다.

녹색인 담즙은 장점막으로 재흡수되는데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으면 자연히 녹색변이 나온다.

또 우유가 잘 받지 않아 알레르기가 나타나거나 녹색색소가 많이 섞여
있는 음식(시금치 등)을 먹어도 푸른변이 나온다.

정상변이라도 노란 빌리루빈색소가 공기중에서 빌리버딘이라는 물질로
산화되면 녹색으로 변한다.

대부분의 녹색변은 이런 이유로 나타나며 원인이 제거되면 다시 노란색으로
돌아오므로 아이가 잘 놀고 보채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게 없다.

따라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잘 놀게 하는데 관심을 두는게 좋다.

그러나 변을 자주 보고 녹색변에 코처럼 끈끈한 점액이 나타나면 장염일
확률이 매우 높다.

또 열이 나고 식욕마저 떨어지면 반드시 소아과를 찾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