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본클럽 (메이드 인 재팬)은 고가제품이
많다.

대부분 400만원대 (풀세트기준) 이상이고 많게는 수천만원대에서
판매되는 모델도 있다.

더욱이 일본클럽은 수입병행 허용과 수입선다변화 해제에 별다른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

지난해 8월 수입선다변화 해제로 일본브랜드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전의 높은 가격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병행수입 허용이후 "가격 파괴" 바람이 몰아쳐 지난 한해동안 가격대가
절반 이상 떨어져 평균 200만원대를 보이고 있는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등 미국 브랜드들과는 대조적이다.

<>.일본브랜드가 이처럼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원인은 일부
수입상들의 폭리와 국내 골퍼들의 맹목적(?)인 고가일본클럽 선호가
맞물린데 따른다.

일본클럽들은 구조적으로 병행수입이 힘들다.

지난해 8월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해제되었지만 인맥을 중시하는 독특한
일본의 상술때문에 정식수입상 이외의 수입업자들은 거래조차 어렵다는
것이 일부 병행수입자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인맥 자금력 등이 뒷받침되는 일부 수입상들만이 일본브랜드에
대해 독점판매권을 행사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 신상품으로 들어온 미즈노의 T죠이드 아이언.

이제품의 일본 소비자 가격은 클럽당 (아이언) 18만엔대.

클럽판매업자들은 관세 등 제비용과 마진 등을 감안하더라도 소비자
가격은 2백만원대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값은 3백10만원으로 적혀있다.

물론 수입상과 도매상이 달라 한단계 더 거친 유통구조로 가격이 오를수
밖에 없다는 변명이지만 그래도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

요넥스의 경우도 같은 유통구조로 일본소비자가격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무조건 고가제품을 선호하는 국내 골퍼들의 소비행태도 한몫하고 있다.

혼마의 경우 380만원대인 1스타부터 3천만원대에 달하는 5스타 등 고가
일색이다.

물론 혼마측의 고가판매전략에 따른 영향도 있겠지만 무조건 고가채를
선호하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수입선다변화 해제 이전에도 밀수 등으로 들어온 고가의 일본채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부 클럽제조사에서는 한국시장에 관해 별도로 고가정책을 취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마진을 적게 잡더라도 많은 이익을 남길수 있어 수입상들 또한
고가일본클럽을 선호하게 된다.

<>.일본클럽 가격파괴시대가 올 것인가.

일본클럽의 가격은 국내매장 어느곳을 가더라고 일정하다.

일부 수입상이 이를 독점공급하기 때문이다.

일본 대리점들은 대부분 본사에서 직영점 형태로 가격관리를 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도매상들의 덤핑물건을 수입하기가 힘들다.

또 덤핑물건이 있어도 구모델 등을 끼워팔기 때문에 웬만한 자금력을
갖추지 않고는 구입하기가 힘들다.

결국 일정 수입상들이 일본클럽들에 대해 독점권을 갖고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하게 된다.

그러나 일본클럽도 가격파괴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갖는다.

그 첫째 이유로 일본클럽제조사들 창고에는 재고물량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는 것.

수년간의 일본 경기침체 여파로 골프클럽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당장 생산을 중단해도 앞으로 2년동안은 내다팔수 있을 정도라고
일부에선 말한다.

클럽회사들은 이같은 경영부담 때문에 조만간 덤핑을 통해서라도
재고클럽을 소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에서도 덤핑물건을 수입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국내에서 현재보다 저렴한 가격에 일본클럽을 구입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들어 성업중에 있는 대선S&S, 신세계 등 대형골프숍들이 이같은
일본제조사들이 처한 상황을 읽고 적극적인 직수입을 추진중에 있다는 것.

병행수입이 된다면 일부브랜드에 대한 수입상들의 독점횡포도 수그러들
것이다.

결국 일본클럽도 미국 제품처럼 수입상 및 직수입업자들 간에 치열한
판매경쟁이 벌어져 그동안 보였던 "거품" 가격대가 꺼지는 등 가격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