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자연을 극복해나가는 게임이다.

라운드를 하나 보면 비 바람 더위 연못등 온갖 형태의 자연과 접하게
되며,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스코어가 좌우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선수들은 특히 바람에 약하다.

첫째 원인은 국내에 바람많은 해안에 위치한 "링크스코스"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산악골프장에서만 라운드하다 보니 "바람"속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서투를수밖에 없다.

특히 맞바람이나 옆바람이 심하게 불때에는 거리는 물론 방향측정이
힘들어진다.

한국선수들은 바람속 플레이가 드물기때문에 기껏 풀을 날려 보는
원시적 방법으로 그 세기와 방향을 가늠해볼 뿐이다.

그러다보니 어떤 때에는 훌쩍 그린을 오버해 버리는 가하면, 어떤
때에는 그린에 턱없이 못미치는 것이다.

바람의 방향 세기에 따라 클럽선택은 물론 구질까지도 변화시키는
외국선수들과는 대조적이다.

이번대회 2라운드의 최경주 박남신의 예에서 이를 잘 볼수 있다.

이들은 국내 정상급 선수들이다.

최경주는 2라운드초반 1,4,5,6번 4개를 티샷이 벙커에 들어갔다.

물론 페어위이 복판을 겨냥한 볼이 바람을 타고 벙커행이 돼버린
것이다.

박남신도 마찬가지였다.

박은 둘째날 전반은 3언더로 호기록을 냈다.

후반 첫 4개홀을 "보기-보기-더블보기-보기"로 채운 것만 봐도 알수있다.

박은 특히 "맞바람속의 어프로치샷이 짧은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바람은 오메가투어 상금왕 강욱순, 다크호스 모중경도 비켜가지 않았다.

2라운드 오후에 티오프해 불리했던 이들 스코어가 각각 79타 82타인
것에서 이를 짐작할수 있다.

97 조니워커클래식은 한국선수들에게 큰대회경험도 좋지만 바람속에서도
얼마나 평상시 스코어를 낼수 있으나냐가 더 중요함을 일깨워 준 대회였다.

[ 브리즈번 (호주)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