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EA(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텐디온)가 "신비의 불로초"로 호평받으며
보따리장수나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로 들어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복지부가 효능이나 부작용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판매금지조치를 내렸는데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까.

DHEA는 젊었을때는 하루 15~30mg이 분비되다 노인이 되면 분비량이 반감하는
호르몬이다.

성호르몬은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부신(양측 콩팥옆에 달린 내분비기관)에서
프레그네놀론 DHEA를 거쳐 안드로스텐디온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의 일종)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으로 변화, 대사한다.

한편 DHEA는 대사과정에서 소변으로 배출되기도 한다.

경희대 내분비내과 김성운교수는 외국의 연구논문을 인용, "DHEA는
동맥경화억제 비만감소 면역증강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동물실험결과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 알츠하이머성 치매환자의 경우 뇌의 DHEA 농도가 희박한 것으로
보아 치매예방 효과가 있는 것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맥경화억제효과는 토끼에만 국한돼 나타났고 사람을 대상으로
7년간 추적조사한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만감소효과도 쥐를 대상으로한 동물실험에서 나타났을뿐 사람에게는
유효한 임상실험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면역증강효과는 65세노인이 DHEA를 복용할 경우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4배이상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으나 다른 병원체에
대한 면역력시험은 아직 이렇다할 데이터가 나와 있지 않다.

또한 남성 치매환자의 발생은 뇌의 DHEA농도와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일부 언론에서 DHEA가 노화방지 수명연장 성기능강화 암.에이즈.
불면증.우울증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상당히 과장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연세대 내과 임승길교수는 지난 연말 50~80세의 남녀 24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DHEA 25mg을 3주간 투여하고 가짜약을 투여한 사람과 비교한 결과
성욕증가 기분상승 숙면유도 피로회복등에서 눈에 띄는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희분당차병원 노인병클리닉 배철영소장은 이에대해 "단기적으로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며 "정밀검사를 통해 DHEA농도가 낮거나 별다른 건강장애가
없는 노인에게 투여하면 이롭다"고 반박했다.

또 "사람을 대상으로한 실험결과는 대부분 단기간의 조사에 의한 것으로
5~10년 가량의 추적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DHEA가 미국에서 숙면유도및 비행시차극복약으로 널리 사용되는
멜라토닌과 함께 건강보조식품으로 팔리고 있는 것은 약리작용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멜라토닌은 아미노산유도체로 체내에서 분해되면
깨끗이 없어지는 반면 DHEA는 스테로이드로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DHEA는 여느 호르몬제제보다 더욱 신중하게 사용돼야 한다는 지적
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