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학 가문과 김석봉 가문은 대표적 형제 프로골퍼 가문이다.

김승학씨는 4형제, 김석봉씨는 5형제가 모두 프로골퍼다.

각각 서울과 부산에서 터잡고 있는 두 가문은 집주위에 골프장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골프와 인연을 맺게 된다.

김승학 가문은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구 서울CC) 옆에, 김석봉 가문은
부산의 해운대골프장 (구 부산CC) 옆에 집이 있었다.

<>김승학 가문

김승만-성완-승학-성호 4형제가 모두 프로다.

김승만 성완씨는 원로급이지만, 승학 성호형제는 골프장 경영자.

현역선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성호씨의 손위누이 성순씨 (전 상업은행 농구선수)가 월간 국제골프사장
이므로 5남매가 골프와 관계를 맺고 있는 셈.

이 가문의 간판격인 김승학프로(50)는 73년 아시아서키트 필리핀
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73~80년 9승을 거두며 연덕춘-한장상-김승학-
최상호로 대표되는 한국프로골프사의 맥을 잇고 있는 인물.

그의 "손목에 의해 박아치는" 아이언샷은 아직도 국내선수들에게서 볼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상황에 따른 기술샷도 천부적이어서 "김승학의 아이언샷이
온그린되지 않으면 이상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김씨는 그러나 허리디스크에 복막염까지 겹쳐 한창때(34세) 클럽을
놓아야 했고, 그 후유증으로 지금까지도 "허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골프를
하고 있다.

그는 골프에 대한 정열을 한국골프발전에 쏟아 명코스 일동레이크GC를
탄생시켰다.

이 가문에서 김씨 다음으로 촉망받은 형제는 김성호씨(39).

김씨는 아마추어시절 뉴델리.서울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프로데뷔
이듬해인 87 아시아서키트 매경오픈에서 2위에 올라 "역시 김성호"라는
평가를 들었다.

훤칠한 마스크의 김은 그러나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슈페리어오픈에서 프로 첫 승리를 거두며 정상정복에 시동을 걸었다.

<>김석봉 가문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5형제 모두가 프로골퍼인 이색
가문.

김석봉-석근-석합-석종-석노씨로 부산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이 가문은 김승학 가문 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한국프로골프의 "통뼈"로
통할만큼 형제 모두 장타력을 과시한다.

형제들의 승수는 석봉씨의 4승이 전부.

김석봉씨(53)는 74년 PGA 선수권을 비롯해 김승학씨와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서 3승을 거두었다.

77년에는 인도네시아 자바오픈에서 우승, 해외에서 1승을 올린 점도
김승학씨와 닮았다.

또 넷째인 김석종 프로는 김승학 가문의 김성호 프로와 같이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 가문에서도 촉망받았던 사람은 막내인 김석노 프로(37).

보기드문 장타자였던 석노씨는 그러나 86년도에 교통사고를 당해
안타깝게도 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 가문은 또 셋째인 김석합프로가 88년 당시 39세의 나이로 형제중
가장 늦게 프로에 입문한 점도 특이한데 당시 일각에서 다음과 같은
제의가 있었다.

"김승학-김석봉씨 양 가문이 5대5 매치플레이로 붙는 자선골프대회를
열자.

한번은 서울에서 한번은 부산에서 열되 김승학가문에는 그 조카 곽유현
프로나 그가 이끌었던 워커힐사단의 김영일 프로를 집어넣어서"

그러나 이 제의는 흐지부지되면서 두 가문의 "골프대결"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