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리맨 골퍼 몇명이 토론을 벌였다.

대상은 그 회사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M상무였다.

"M상무하고만 치면 골프가 안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도 매번 내가
무너지거든"-"무너지는 게 당연하지. 좌우지간 M상무는 샷이 휘는 법이
없잖아"-"그래도 나이차이가 있지 않은가.

거리도 우리가 더 나고. 그런데도 그가 독주하는 걸 보면 문제는
우리에게 있는 거야"

가만히 듣고 있던 B부장이 결론을 내렸다.

"구질이나 거리만 놓고 보면 우리도 M상무에 별로 꿇릴 게 없어.

그러나 올해 역시 그를 이길 수는 없을 껄.

왜냐하면 그의 골프역사가 우리보다 한 수 위이기 때문이지.

그건 M상무의 구력이 오래 됐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들중 누구도 M상무
만큼 골프에 집중했던 사람이 없다는 얘기야.

우리도 열심히 치고 연구도 많이 하고 있지만 M상무만큼 골프에 미쳤던
사람은 없어.

골프에 미친 집중도 및 그런 시기의 유무가 그와 우리의 차이라는
것이지"

이상의 얘기는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핸디캡을 뜻한다.

토론자들의 평균스코어는 80대 초, 중반.주말골퍼라도 80대중반은 칠 수
있고 초반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70대 스코어는 상황이 달라진다.

평균 70대스코어를 이뤄내려면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 한다.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휴가때라도 무차별로 골프에 몰입하는 시기가
있어야 한다.

일생에 단 한번이라도 "무한정 몰입"이라는 계기가 있어야 도약이
이뤄진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