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철 < 이화여대 동대문병원 피부과교수 >

피부를 긁고 싶은 욕망이 생길때는 황달 간경변 만성신부전 등에 걸렸을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질환이 없어도 겨울철에는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려움이 심해
지는 경우가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전신에 미세한 비늘이 일어나는 것을 볼수 있다.

가려워 자꾸 긁게 되고 긁은 자국, 붉은 반점, 피부의 갈라짐, 피부궤양,
색소침착 등이 중복돼 나타난다.

이는 주로 손이 닿는 자리이며 등과 같이 손이 닿지 않는 곳은 깨끗이
나아있음을 볼수 있다.

늦가을에서 초봄까지 긴 겨울동안 피부를 긁어서 "피부문패"를 만들고
이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손이 쉽게 닿는 자리, 특히 정강이 앞부분 아랫배 허리 팔 등을
심하게 긁는데 여자의 경우는 속옷이 조이는 피부부위, 남자는 체모에
의해 자극받는 부위를 자주 긁는다.

긁게 되는 원인은 주변환경이 건조해 피부가 메마르고 이때 각질과 모발이
피복의 가는 섬유와 마찰을 일으키거나 정전기를 발생시켜 피부를 자극하는
것이다.

피부말단신경에 이런 자극이 전달되면 히스타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 온몸을 돌아다니며 가려움증을 악화시킨다.

겨울철 생활환경이 건조해지는 것은 아파트와 같이 보온이 잘되고 외부
공기가 차단되는 밀폐형 건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매일 목욕하고 샤워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피부건조가 가속된다.

또한 겨울철에 내복은 피부의 수분을 빨아들여 피부의 수분보존능력을
떨어뜨려 피부건조를 심화시킨다.

피부가려움증을 예방하려면 첫째 가습기 등을 사용해 방안의 습도를 조절
하고 이를 위해 방안의 온도를 적당히 내리는 것이 좋다.

둘째 잦은 목욕을 피하고 목욕후에는 보습제 등을 바르는 것이 좋다.

보디로숀 사용은 젊은 여성에게만 강조되고 있으나 정작 필요한 대상은
노인들이다.

노인들의 피부는 대사활동과 운동량 감소로 피지와 땀의 분비가 청장년의
피부보다 훨씬 적다.

이에 따라 노인피부는 매우 건조하며 피부두께까지 얇아 여러종류의
자극에 민감하다.

셋째 합성섬유로 된 옷보다 면제품 등 정전기 발생이 적은 피복을 착용
한다.

넷째 참을수 없이 긁고 싶어지면 얼음으로 가려운 부위를 살짝 눌러주고
기다리면 가려움증이 줄어든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가려움증이 계속되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보습
효과가 큰 피부연고제를 사용할 수 있다.

한편 황달 간경변 등 간질환을 앓고 있으면 20~50%의 환자가 심한 전신성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피부표면에 침착된 담즙산때문이다.

만성신부전으로 콩팥기능이 원활하지 못할때도 피부색이 짙어지고 피부
건조.소양증이 전신에 나타난다.

이밖에 철결핍성빈혈 진성적혈구증가증 악성종양빈혈 등으로 가려움증이
생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