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도시지역에서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비염증상이 공해와 도시화된
주거형태로 인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연중내내 발생하는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이는 그동안 환절기에 알레르기성 비염증상이 강했던 점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이봉재교수(이비인후과)는 지난 94년 3월부터
22개월간 이 병원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1,650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 일년 내내(통년성) 알레르기성 비영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환자가
전체의 75.6%를 차지했고 특정 계절에만(계절성) 증상을 나타낸 환자는
24.4%를 차지했다.

통년성 알레르기성 비염의 비중은 지난 93년의 연구결과인 40.7%보다 훨씬
증가한 것으로 도시지역의 공기오염이 알레르기성 천식 등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성 비염에도 직접적인 발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통년성 알레르기성 비염환자는 77.6%가 미국형 집먼지진드기에, 73.3%가
유럽형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반응을 나타내 집먼지진드기가 알레르기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으로 고양이털 39.9%, 개털 32.6%, 쑥꽃가루 23.4%, 바퀴벌레 21.8%,
돼지풀꽃가루 18.2%, 잔디꽃가루 14.1%의 순으로 알레르기반응을 나타냈다.
(한사람이 여러 항원에 중복감작된 경우 포함)

이교수는 "겨울철에도 여름과 비슷한 온도가 유지되는 아파트 등 도시형
가옥이 늘어나면서 집먼지진드기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상존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70년대 가옥처럼 외부공기가 잘 통하고 온.습도 유지가 힘든
주거형태에서는 집먼지진드기가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왕성하게 번식하다
겨울철에 자동소멸되는게 정상이지만 요즘처럼 밀폐된 도시가옥에서는 사철
번식하고 있다는 설명.

이교수는 또 알레르기성 비염환자에 대한 병력을 추적한 결과 환자의 부모
형제중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는 경우가 40%로 유전적 요인도 알레르기성
비염 발생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령별로는 20대 이전이 전체의 53.8%를 차지해 20대 이후를 지나면서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과민반응이 점차 수그러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