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이 끝나면서 낙엽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전국의 산들은
쓸쓸한 겨울풍경으로 변한다.

흰눈으로 덮히기까지 늦가을 정취를 풍기며 마지막 멋을 뽐내는 산이
있다.

억새산이다.

요즘 제철을 맞이한 전국의 억새산들이 등산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머리너머로 흔들리는 억새풀을 헤치며 나아가는 억새산행은 색다른 맛을
선사해준다.

산행을 마친뒤 따뜻한 온천 물에 몸을 담그고 나면 귀가길이 한결 가벼워
진다.

억새산행과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본다.

[ 포천 왕방산.신북온천 ]

가을이면 더덕과 다래가 많아 억새능선길을 더욱 윤기나게 하는 곳이
왕방산이다.

서울에서 가깝기도 한데다 범상치 않은 산세와 아담한 계곡으로 유명하다.

해발 737m에 불과하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산행을 할 수 있는 것도 이
산의 매력이다.

포천읍에서 호병골을 경유, 보덕사로 오른다.

보덕사에서 1시간정도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주능선이 나타난다.

주능선은 흰구름과 어울려 피어나는 억새의 하얀 솜방망이가 푸근함을
가져다 준다.

연못으로 이어진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는 하산길 또한 운치를 더한다.

심곡리에서 344번 지방도로를 따라 차로 10분을 달리면 신북온천이
나온다.

신북온천은 알칼리성의 중탄산나트륨천으로 물이 매끄럽고 부드러워
피로회복 신경통 피부미용등에 효과가 크다.

<>교통 : 의정부를 지나 43번 국도를 이용, 포천읍내로 들어선다.

읍사무소 옆길을 따라 호병골~보덕사를 차로 오를 수 있다.

[ 광천 오서산.홍성온천 ]

충남 보령시 청소면과 홍성군 광천읍 경계에 우뚝 솟은 오서산.

"만추의 낭만"으로 알려진 억새를 즐기러 나간 김에 김장용 젓갈을 장만할
수 있는 것이 오서산 산행의 자랑이다.

정상에는 푸른 서해바다가 끝없이 펼쳐지고 정상을 중심으로 약 2km에
달하는 주능선이 온통 갈대밭을 이루고 있어 특이한 늦가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주요 등산코스는 상당마을~정암사~안부 능선~정상~남부능선 성연리.

등산로는 대체로 순탄하지만 정암사~안부 구간만은 가파른 능선길이어서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돌아오는 길에 광천읍에 들러 예부터 유명한 광천 새우젓과 멸치젓을
장만할 수 있다.

홍성읍 한복판에는 홍성온천이 있다.

홍성온천은 혈압강하와 이뇨작용 만성부인병 등에 효과가 있다.

<>교통 : 경부고속도로 천안IC를 빠져나와 곧바로 서해안쪽으로 들어서
천안~온양~신례원~예산간 4차선 국도를 따라 홍성~광천~상당마을 정암사까지
간다.


[ 남원 지리산만복대.지리산 온천 ]

지리산 산행코스중 성삼재에서 만복대(1,433m)를 잇는 능선은 늦가을
산행지로 첫 손 꼽힌다.

능선으로만 이어진 등산로는 비교적 평탄할 뿐만 아니라 곳곳에 억새가
무성하게 자라 산행의 정취와 묘미를 더한다.

산행은 노고단 입구인 성삼재 휴게소에서 시작한다.

고리봉에 이르면 드문드문 억새밭이 나타난다.

고리봉을 우회하여 만복대를 바라보면 널따랗게 펼쳐진 억새밭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만복대 정상에서 정령치에 도착하면 산행은 끝난다.

지리산 온천은 기적의 물이라고 하는 게르마늄천.

게르마늄은 인체에 많은 산소를 공급하여 체내의 기관과 세포를
활성화하고 콜레스테롤 등 노폐물도 축출한다.

<>교통 : 호남고속도로 전주IC로 진입, 남원~88고속도로~지리산IC~산내~
반선~성삼재휴게소로 이정표를 잡고 귀로는 정령치~육모정~고기리를 거쳐
남원으로 나온다.

< 김형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