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중한 컴퓨터작업으로 VDT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증후군은 모니터 등엣 방출되는 유해전자파로 눈이 침침해지고 안구가
건조해지며 두통 구역질이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올바르지 못한 자세로 장시간 작업했을때 근육 관절 혈관 신경 등에
미세한 손상이 누적돼 큰병으로 변하는 사례도 있다.

컴퓨터 질환의 원인과 예방법을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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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적외상성장애 >>

80년대 미국에서부터 부각된 누적외상성 장애는 주로 목 어깨 팔등에
근육통 피로 얼얼함 저림 등의 증상을 나타내지만 심한 경우 운동마비
근육위축등으로 악화되는 질환이다.

예전에는 전문 컴퓨터입력자만이 이질환에 걸렸지만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그 예방과 치료가 강조되고 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장준동교수(정형외과)는 "컴퓨터사용은 근육 관절
힘줄등 근골격계를 마모시켜 염증을 일으키고 시력을 저하시키며 심리적인
"테크노 스트레스"를 양산하며 임신에도 좋지 않다"며 "그중 가장 흔하고
피해가 심한게 손 목 어깨 팔등에 오는 근골격계질환"이라고 말했다.

수근관증후군은 가장 대표적인 근골격계질환이다.

컴퓨터작업등으로 손목을 많이 쓰는 작업을 하면 손바닥 힘줄의 하나인
수근건이 늘어나고 굳어져 손목에서 손가락으로 갈라지는 정중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손가락이 무감각해지고 쥐는 힘이 약해지며 자다가 손이 타는 듯한 증상을
느껴 자신도 모르게 잠에서 깨어나 증상을 가라앉히려 손을 털게 된다.

이때는 손목에 부목을 고정해 수근건이 가하는 압력을 늦춰주거나
수근관에 스테로이드주사를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하면 수술칼로 수근건을 1.5cm 가량 절개해 정중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덜어주는 수술을 실시하는데 치료효과가 뛰어나다.

손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에 건초염(힘줄을 둘러싼 물주머니에 생긴
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환부가 저리고 눌리는 듯한 통증과 함께 부종이 생기는 것이 이증상의
특징이다.

이러한 근골격계의 이상은 긴장된 자세로 오랫동안 작업할 경우 생기기
쉽다.

따라서 50분 작업후 10분씩 주기적으로 쉬면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인체공학적으로 부적합한 사무기기 사용도 빼놓을수 없는 원인이다.

모니터 키보드가구 의자의 잘못된 위치가 질환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가급적 높낮이가 조절되고 손목과 팔목이 편안하게 놓이게 지지대가
구비돼 있는 책상과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손목 팔목이 접하는 자리는 날카로운 면이 닿지 않게 한다.

발판을 이용해 의자와 책상이 잘일치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좌우에 불필요한 물건을 치워 넓은 공간을 확보해야 피로도를
줄일수 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기본자세도 중요하다.

어깨와 손목을 펴야 장시간 작업을 하더라도 무리를 덜 준다.

자판은 책상 앞쪽에 놓으며 약간 경사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자판을 이용하면 도움을 얻을수 있다.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휴식하고 휴식중에 손가락
팔목 어깨등을 가동이 가능한 모든 방향으로 움직여주고 스트레칭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컴퓨터앞에서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피로 권태감 불안감이
누적.증폭돼 근골격계 증상을 악화시킬수 있으므로 평안한 심리상태를
갖도록 노력한다.

<< 전자파공해 >>

전자파는 체내의 에너지를 상승시켜 체온조절 호르몬분비등 정상적인
신진대사를 방해하고 유전자배열을 깨뜨려 백혈병등 각종 암을 유발할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컴퓨터의 전자파를 막으려면 우선 접지가 잘 이뤄져야 한다.

연세대 의용공학과 김덕원교수는 국산 외산등 총7종류의 컴퓨터에 대해
접지상태에 따른 전자파발생정도를 비교한 결과 접지가 안된 컴퓨터의 본체
모니터 키보드등은 그렇지 않은 컴퓨터보다 무려 20배의 전자파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바 있다.

전자파는 전계가 70V/m이상, 자계는 3밀리가우스이상이 되면 해로우며
접지가 되지 않으면 대부분 이 수치를 넘어서게 된다.

김교수는 "컴퓨터보안경의 경우 접지선이 연결되지 않았거나 접지선이
있어도 제대로 접지되지 않은 것은 전자파차단효과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의 실험결과 자동접지회로가 설치된 보안경은 84%의 전자파
차폐율을 보였고 접지선이 달린 보안경은 79~82%, 접지선이 없는 보안경은
0~2%의 차폐율을 각각 나타냈다고 밝혔다.

또 표면이 구리 니켈등으로 코팅된 보안경 제품이 차단효과가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김교수는 "접지선은 금속 유리창등 지면과 연결된 쇠붙이에 연결시켜야
전자파차폐효과를 나타낸다"며 "접지선을 쇠붙이에 엉성하게 갖다 붙이거나
감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거의 없고 납땜질을 하거나 클립을 이용해 단단히
고정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자파는 다양한 방향에서 흘러나오기 때문에 뉴트랄(상품명)
전자파차단카드등 접지원리가 반영되지 않은 제품은 전자파차단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수분을 많이 함유해 전자파 차단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선인장의
전자파 차단 효과도 미미하다고 말했다.

<< 안구건조증 >>

컴퓨터작업을 오래하면 안구가 건조해지고 결막이 충혈된다.

눈에 이물감과 함께 따가움까지 느낀다.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가 낮은 가을과 겨울에 밀폐된 실내공간에서
컴퓨터작업을 지속하다 보면 이런 증상을 더욱 쉽게 느끼게 마련.

건조한 날씨로 습도가 떨어지면 눈깜빡거리는 횟수가 줄면서 안구운동이
크게 줄어든다.

눈깜빡거리는 횟수는 휴식시에 분당 20회이지만 컴퓨터작업에 들어가면
분당 7~8회로 감소한다.

특히 컴퓨터게임을 하느라 모니터에 시선을 집중할때에는 안구건조가
심해진다.

또 눈이 피로해질수록 안검열(안구 수직높이)이 커져 대기중에 안구가
접하는 면적이 넓어져 눈물의 증발속도가 빨라진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각막에 미세한 염증이 생기고 심하면 각막혼탁이
올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위해 가습기를 틀고 인공눈물을 눈에 집어넣는 방법이
권장된다.

인공눈물은 부작용이 없어 의사처방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해 사용할수
있다.

안구건조증을 결막염으로 오인해 항생제및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안약을 넣는 것은 금물이다.

안구건조증등 눈의 피로를 덜기 위해서는 3~4초마다 눈을 깜빡이고
조명을 500룩스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눈과 모니터간 거리를 70~80cm로 넓히고 화면보다 먼곳을 자주 바라보거나
안면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종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