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이 적자를 조금이라도 보전하기 위해 의료비의 신용카드지불을
외면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불평을 사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전국 266개 종합병원 가운데 124개병원
(46.6%)이 신용카드수납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곳은 서울대병원 가톨릭강남성모병원
고려대의료원 경희대의료원 인제대상계백병원 중앙대부속병원 한양대병원
서울중앙병원 등 전체병원의 71.7%에 이르고 있다.

병원들이 진료비를 현금으로만 받고 있는 이유는 카드결제를 할경우
결제금액의 1.5%에 달하는 수수료를 금융기관에 내야하고 대금결제에
1주일 이상이 걸려 그동안의 금융손실을 병원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카드를 받으면 수납원의 동작시간이 2배로 늘어나 밀려드는
내원객의 수납업무를 제대로 마칠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병원이용객들은 "목돈을 구할수 없어 신용카드로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길을 병원이 원천적으로 열어놓지 않는 것은
권위주의적이고 자기편의적인 발상"이라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현재 신용카드업계는 국민보건차원에서 병원에는 가장 낮은 1.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S병원의 한관계자는 "신용카드를 받으려면 전용수납창구를 따로
마련하고 수납인력을 증원해야 하며 수납공간도 넓혀야 북적대는 현상을
막을수 있다"며 "신용카드로 구입하는 의료서비스는 성형수술 종합건강검진
등 불요불급한 사치성 의료서비스가 대부분으로 의료비지출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