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 서린한의원 원장 >

조루는 성행위를 마음대로 조절할수 없는 것으로 그개념자체가 명확하지
않다.

얼마만큼의 시간을 버틴후 사정해야 조루가 아닌지 정의하기 힘들다.

동양의학에서는 조루를 당문파(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격파 당함) 또는
속어감동(때이르게 너무 빨리 쾌감을 느낌)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현대의 성의학자들은 조루가 아닌 상태를 "높은 수준의 성반응을 유지
하면서 본인이 사정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때까지 성행위를 계속하면서
여성을 오르가슴으로 유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조루는 삽입즉시 또는 삽입후 2~3분내에 사정하는 것을 일컫기도
한다.

이를 종합해 보면 조루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 시간에 성적자극이 높은
수준에 도달하자마자 자기도 모르는새 사정해 버리는 것"이라 할수 있다.

사정행위는 대뇌의 명령아래 섬광같이 빠르게 이뤄지며 자율신경과
불수의근이 직접 작용한다.

불수의근은 심장 폐 등의 근육과 같이 마음먹은 대로 조절되지 않는
근육이다.

조루는 결국 자율신경과 불수의근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해 발생하는
조절장애라 할수 있다.

조루증은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로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첫째 벗지 않은 여성과 옷위로 접촉만해도 사정하는 사람은 사정중추 등
비뇨생식기 계통에 결함이 있는 환자로 정신치료를 요한다.

둘째 한두번의 성행위나 삽입후 10~30초안에 사정하면 조절하기 힘든
중증장애자이며 최소한 1~2분 정도 견딜수 있으면 비교적 쉽게 조절이
가능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정신치료와 함께 사정조절기능 강화훈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루증은 혼자 조절하면 호전이 없는 것이 문제다.

왜냐면 남성은 공격적이고 능동적인데 반해 여성은 수동적이며 성반응
시간이 늦어서다.

그래서 여자의 성반응을 본격적인 성행위 상태의 50~70%정도로 올려놓는
전희가 강조된다.

한의학에서 중시하는 성행위시 심신의 조화는 바로 전희를 강조한 것에
해당한다.

전희시간을 늘리면 성행위가 되풀이되며 성감은 다소 무뎌지고 조절력은
강화돼 조루가 개선될수 있다.

조루치료는 극기훈련에서 비롯된다.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성생활에 대해 지도받고 성에 대해 갖고 있는
깊은 잠재의식를 긍정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한방약으로는 가미칠보환 가미회력환 등이 효과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