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이 머리위로 솟아 오르자 사정없이 오버헤드킥으로 내리꽂는다.

상대방은 네트앞에서 온몸으로 블로킹을 한다.

배구와 비슷하지만 태권도와 축구를 동시에 보는 듯한 박진감 넘치는
묘기가 속출된다.

지난달 31일 올림픽제2체육관. 제7회 회장기쟁탈 세팍타크로대회가
한창이다.

바로 옆에있는 코트에서는 족구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날 세팍타크로 경기에선 원광대학교(일반부) 만경고A(고등부)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20개 직장팀들이 참가, 토너먼트로 진행된 족구부문에는 삼성전자가
정상에 올랐다.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세팍타크로가 족구와 더불어 대규모 인원이
근무하는 직장과 사업장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특히 점심시간을 이용, 삼삼오오 모여 편을 갈라
세팍타크로나족구를 즐기고 있는 것.

세팍타크로란 이름은 말레이시아어인 "세팍"과 태국어인 "타크로"가
합쳐진 합성어.

"발로 볼을 차다"라는 뜻.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선 인기스포츠로 뿌리내린지 오래다.

지난 90년 북경 아시안게임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94년
히로시마대회를 거쳐 오는 98년 방콕대회에도 금메달 2개가 걸려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시범종목으로 채택될 것이 확실시되고있다.

경기방식은 13.4mx6.1m의 코트안에서 배드민턴과 같은 높이(1.55m)의
네트를 사이에 두고 3명이 한팀을 이뤄 등나무로 엮은 170~180g의 공을
상대방 코트로 3번에 걸쳐 넘기면 된다.

리시브 토스 스파이크 블로킹 사이드아웃 등 경기내용은 배구와
유사하다.

15점이 1세트.

다만 세트스코어가 1대1일 경우 타이브레이크(5점)로 승부를 가른다.

대한세팍타크로협회 이쾌규사무국장은 "좁은 공간만 있으면 적은
인원으로 실내외 어디서나 경기가 가능한 세팍타크로는 최근 직장단위로
동호인이 부쩍 늘고있다"며 "많은 태권도 인구를 갖고 있고 아시아
최강의 축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조금만 보급이 확산되면 세계
상위권 진입도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협회는 세팍타크로 보급을 위해 매년 전국 시도를 돌며 무료강습회를
열고 있다.

오는 10월말에는 전국대회가 올림픽제2체육관에서 열린다.

대한세팍타크로협회 : (02)420-4288

< 김형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