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와 축구의 나라 아르헨티나, 90% 이상이 유럽계 이민으로 구성된
나라로 꼭 유럽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곳, 안데스 산맥을 두고
칠레와 라플라타 강을 사이로 우루과이, 이과수 폭포를 끼고 브라질과
경계하고 있는 나라다.

서울에서 지구를 중심으로 반대편에 있는 곳이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다.

다른 남미와는 다르게 도둑도 많지 않아 여행자들이 마음놓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행지가 부에노스아이레스다.

우리와는 지구의 정반대에 있어 시간과 계절이 정반대이다.

우리의 여름이 그쪽은 겨울, 우리나라가 정오면 그쪽은 자정이다.

그래서 더욱 멀게만 느껴지는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여행객을 사로
잡는 것은 여러가지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끝없는 평원에 세워진 이 도시는 국제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을 달리는 것만으로도 넓다는 느낌을 준다.

평탄한 초원이 시야 가득 펼쳐지기 때문이다.

또 거대한 팜파스에서 나는 풍부한 곡물과 쇠고기, 맛좋은 와인으로
인해 음식은 싸고 기름지다.

자유분방한 옷차림에 축구에 열광하고 밤새워 노는 것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거리를 가득 채운다.

300여만명의 인구에 면적 약 200평방km의 이 도시는 어디에서부터
관광을 시작할 것인가가 큰 문제이다.

매력이 넘치는 거리는 수없이 많지만 플로리다 거리의 화려함을
맛보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 관광을 시작하자.

이 거리에는 극장과 수십 군데의 영화관, 그리고 쇼핑센터가 늘어서
있다.

관광 안내소가 두군데 있어 도시의 여행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탱고로 대변될 만큼 탱고를 뺀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어쩐지 허전하다.

애수의 항구도시 보카와 산텔모 지구에 가보자.

이곳은 "탱고의 발상지"로 불릴 만큼 역사깊은 도시이며 밤 10시
정도가 되면 본격적인 쇼가 시작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하이라이트는 역시 밤에 시작된다.

레스토랑 바인 칸티나에서의 식사는 이국적 분위기를 더욱 부추겨
준다.

모든 장르의 음악 무용을 보면서 생선요리식사를 즐길 수 있다.

본고장의 탱고를 즐길 수 있는 곳은 보카 지구이다.

밤 10시 이후에 시작하는 이 쇼는 좁은 무대 위에서 많은 밴드가
더없이 애절한 멜로디를 연주하면 나이든 커플이 멋있는 춤을 보여준다.

아르헨티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축구가 있다.

월드컵을 두번이나 우승한 저력과 마라도나를 배출한 나라답게
어디서나 축구 열기가 대단하다.

스타디움에 모이는 축구팬의 응원전에 섞여 광기가 난무하는 축구
관전을 꼭 체험해 보자.

1~2월을 제외하고는 거의 1년 내내 토너먼트가 있다.

입장권은 각 클럽에서 발매한다.

축구 경기관람은 이 나라, 이 도시를 이해하는데 하나의 열쇠를
제시해 준다.

축구와 정치라면 결코 냉담해지지 못하는 아르헨티나 국민.

유럽에 조상을 둔 이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파리처럼 가꾸었다.

현재는 남미에 있으면서도 유럽다움을 잃지 않고 독특한 이 나라를
창조한 각국의 이민자들이 현재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상징한다.

김정미 < 여행가 >

[[[ 여행정보 ]]]

우리나라에서 직항로는 없다.

로스앤젤레스나 브라질의 상파울루 또는 이과수 폭포로 가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들어간다.

공항에서 시내로는 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택시는 시내까지 요금이 4만원선, 공항 버스는 1만원선이다.

아르헨티나는 광활한 팜파스에서 대량으로 소를 방목하고 있으므로
쇠고기가 가장 싸고 유명하다.

파리자(쇠고기와 내장들을 함께 숯불에 구워서 먹는 음식)를 파는
집에 가면 1인당 1만5,000원 정도만 주면 맘껏 먹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선 포도주를 빼놓을 수 없으므로 고기와 함께 즐기면
맛을 더해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