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은화삼CC의 신흥철사장과 "코스"에 관해 얘기를 나누었다.

그는 핸디캡 3의 "로 핸디캐퍼"로 은화삼CC의 건설부터 참여해 왔다.

골퍼들의 코스분석에 도움이 될 것같아 그 내용을 소개한다.


- 골퍼들은 골프장에 나와 그저 "코스가 좋다, 나쁘다, 멋지다" 식으로
막연히 얘기한다.

그러나 실제 코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보다 심층적 설계기준이 있을 것
같다.

"골프코스는 그 컨셉트가 확실해야 한다.

퍼블릭이냐 프라이비트냐, 또 프라이비트라도 회원수가 얼마냐에
따라 코스설계가 달라져야 한다.

예를들어 회원수 200명 정도의 정통 프라이비트 코스라면 그곳의 회원은
일주일에 3회이상 라운드한다고 보고 "아무리 자주 쳐도" 싫증나지 않는
코스로 만들어야 한다.

또 회원과 비지터의 핸디캡이 같더라도 그 타수차이가 5타정도는
나야 한다"


- "타수차이가 나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처음치거나 서너번 쳐 가지고는 코스의 진정한 공략방법을 발견키
힘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과거에 건설한 골프장식으로 그저 넓고 밋밋한 코스라면 누구든
별 어려움 없이 샷을 뽑아 낼 수 있다.

현대골프는 골퍼들의 기량및 장비수준이 십여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따라서 요즘의 코스는 클럽선택과 "딱 그 지점"으로 쳐야하는 공략루트
파악이 스코어메이킹을 좌우해야 한다.

티에서 무조건 드라이버를 질러 댈 수 있는 코스에 골프의 묘미가
있을 수 없다"


- 코스길이에 대한 개념은 어떤가.

"챔피언십 코스가 아닌 이상 길고 어려운 코스보다는 칠수록 재미있는
코스가 아마추어 회원에 부합된다.

코스길이는 티잉 그라운드 선택에 맡기면 될 뿐이다.

블랙티에서부터 레이디티에 이르기까지 4-5개의 티를 개방하는 것이
골퍼수준에 따른 코스의 개방이다"


- 코스의 핵심은 그린아닌가.

"정통 프라이비트코스라면 그린 스피드가 세계적 명문의 평균치에는
도달해야 한다.

잔디를 3.5mm는 깍을 수 있어야 하고 롤링으로 "적당히" 딱딱해야
한다.

우리나라 골퍼들은 흔히 볼이 그린에 박혀야 제대로 된 그린으로
생각하는데 실은 쇼트아이언은 바이트 되나 미들아이언이상은 어느정도
튀어야 빠른 그린이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이다.

그날 깍은 잔디길이만이라도 클럽하우스등에 게시, 골퍼가 스피드에
대한 감을 잡고 플레이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 아까 얘기한 싫증나지 않는 코스는 어떤 코스인가.

"굿샷이건 미스샷이건 볼이 떨어진 위치나 라이에 따라 클럽선택이
수시로 변하고 바람 등 자연적 변화에 따라 방향설정을 세심히 해야 하는
코스로 말할 수 있다.

매번 변하는 스탠스의 높낮이도 마찬가지이다"


- 골프는 캐디의 존재를 인정한다.

그러나 요즘의 신설코스는 전동카 코스가 대부분이다.

"한국의 지형은 산이 주류이다.

자연을 살린다는 건 고저차를 살린다는 것이고 그러려면 전동카로
이동하는 게 골퍼들을 편하게 한다.

어쩔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신사장의 설명과 부합되는 코스는 한국에 그리 많지 않다.

90년대 이후 개장한 코스중 대충 서너군데에 불과할 것이다.

골프장에 나가 우선 "코스 성질을 파악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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