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19)이 국내여자프로골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4월 프로데뷔후 6월의 미도파여자오픈에서 최단기간 우승기록을
세운 김미현은 96유공인비테이셔널 여자골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우며 우승을 차지, 또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김은 96미도파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2승을 올렸는데, 데뷔연도에 2승을
거두기는 여자프로골프사상 처음이다.

또 한 대회에서 한 선수가 잇따라 코스레코드를 경신한 것도 김이
처음이다.

18일 88CC서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총상금 3억원) 최종 3라운드
경기에서 김은 7언더파 65타를 기록,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박세리(19.
삼성물산)를 2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김은 대회 첫날 5언더파 67타로 88CC서코스 코스레코드를 1타 경신한데
이어 이틀만에 자신의 기록을 2타 줄여 새 기록을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첫날 선두에 나섰다가 둘쨋날 74타로 주춤했던 김미현은 최종일 폭염속의
경기에서 다시 대약진, 버디7개를 잡는 호조를 보였다.

보기는 단 한개도 없는 완벽한 플레이였다.

선두에 4타 뒤진채 최종일 경기를 맞은 김은 1번홀(파4.337야드)을
비롯 전반에 버디3개를 획득, 합계 6언더파로 1타차 선두에 나섰다.

전반까지 합계 5언더파 대열에는 구옥희 박세리 김애숙등 마지막조
3명이 포진해 있어 김의 우승을 점치기에는 다소 이른듯했다.

김은 그러나 후반들어 더 치솟았다.

11, 14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김은 박세리가 간신히 8언더로 동률선두로
따라붙은 16번홀(파4.364야드)에서 4m오르막 버디퍼팅을 성공, 다시 1타차
선두에 나섰다.

박세리가 어렵게 따라붙으면 김은 한걸음 더 도망치는 형국이었다.

김은 서비스홀인 17번홀(파4.289야드)에서도 어프로치샷을 핀 2.5m에
떨어뜨려 버디로 연결, 박의 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김은 우승상금 5,400만원을 받아 총 8,055만원으로 단번에 시즌
상금랭킹 1위가 됐다.

프로첫승을 노리던 박세리는 합계 8언더파 208타로 또다시 2위에
그치는 불운을 당했다.

3라운드 들어설때 김미현보다 2타나 앞서있었던 박은 이날 두가지
치명적 상황으로 우승을 놓쳤다.

합계 6언더로 선두행진을 하던 박은 서비스홀인 6번홀(파4.280야드)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것이다.

1온을 노리고 친 드라이버샷이 훅이 걸리며 OB가 나버렸다.

결과적으로 이 OB 한방이 우승과 2위를 가름하는 샷이 되고 만 것이다.

박은 또 김에 1타 뒤지고 있던 16번홀에서 1.5m버디찬스를 맞았으나
그 퍼팅이 홀컵 왼쪽으로 흐르는 바람에 막판 추격에 힘을 잃고 말았다.

구옥희(40)와 박현순(24.엘로드.뉴코리아CC)은 합계 6언더파 210타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아마추어로 유일하게 참가한 한희원(18.서문여고3)은 합계 4언더파
212타(72.71.69)로 8위에 올랐다.

< 김경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