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올림픽은 여러가지 특징이 거론되고 있다.

거대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이 판치는 상업올림픽이라든가, 많은
경기외적 행사에서 비롯된 문화올림픽, 또는 자원봉사자 올림픽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세계 최대부국 미국답게 올림픽에 첨단장비들을 많이 동원해 가만히
앉아서도 26개 경기장의 경기상황을 한눈에 볼수 있는 점도 특징중의
하나다.

이 "테크놀로지 올림픽"의 선봉장은 거대기업 IBM.

IBM은 경기결과를 리얼타임으로 확인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았다.

"인포96"으로 이름붙여진 이 컴퓨터네트워크를 위해 IBM은 4년동안
8천만달러(약6백50억원)를 들여 준비를 해왔다.

IBM측은 개막전 "이용자가 결과를 아는데는 경기종료후 단 1초도
안걸린다"고 장담했다.

컴퓨터에 관한한 자타가 세계 제1이라고 인정하는 IBM이었으니만큼
대회조직위원회나 각국 기자들의 기대가 컸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올림픽개막과 함께 실망으로 바뀌었다.

인포96은 본격 메달경쟁이 벌어진 지난 20일부터 간간이 말썽을
일으키더니 3일째인 22일에는 아예 몇시간씩 작동이 멈추기도 했다.

분초를 다투는 기자들, 인터넷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급기야
"최악의 올림픽"이라는 평가가 나올 지경이 됐다.

IBM 자료 이용계약을 맺은 AP 로이터 EBU(유럽방송연맹) 등 세계
유수의 언론사들이 계약위반을 들어 손해배상을 청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BM의 예는 최근의 인터넷사고와 TWA기 폭발사건 등을 다시 생각케 한다.

지난 6월 한 엔지니어의 사소한 실수로 인터넷은 13시간동안 먹통이
됐었다.

이같은 일들은 우리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는 첨단장비일수록 결정적인
순간에 잘못 작동했을 경우 오히려 엄청난 혼란과 불편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김경수 < 체육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