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시간 23일)은 한국유도 최고의 날이었다.

제26회 애틀랜타 올림픽 유도경기가 열린 애틀랜타의 조지아월드
콩그레스의 시상대에는 이날 태극기만 두번 올라갔다.

한국의 조민선과 전기영이 두 개의 금메달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한 날 한 국가가 남녀 동반 우승을 하기는 유도사상 처음있는 쾌거다.

이어 유도의 조인철 (용인대)과 정성숙 (쌍용양회)도 난란히 승자
준결승에 안착, 또 한번의 남녀동반 우승까지 기대된다.

유도가 선전한 것과는 달리 이날 한국선수들은 다른 종목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여자배구와 여자하키가 각각 중국과 미국에 졌고, 강세종목인 복싱과
레슬링에서도 모두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기대했던 사격 남자공기소청에서도 한국선수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찾아볼수 없었다.

한국은 이날 현재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로 프랑스에 이어 종합 6위에
올라있다.

[[ 유도 ]]

박용성 두산그룹부회장이 세계유도연맹회장으로 있지만 한국선수들은
이날 한점의 판정의혹없이 완벽한 기량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먼저 조민선.

오전에 벌어진 1,2,3회전에서 브라질 중국 도미니카선수를 모두
한판으로 누르고 일찌감치 동메달을 확보했다.

조는 준결승에서도 네덜란드의 즈비어스에 한판승을 거둔뒤 결승에서
폴란드의 스체판스크와 맞붙었다.

초반에 스체판스크가 되치로 유효를 선취했다.

조는 그러나 당황하지 않고 밀어치기로 유효를 얻었고, 곧이어 절반을
추가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조는 일방적 우세에 만족하지 않고 종료 20초전 조르기에 의한 또한번의
절반을 이끌어내며 한판승을 거두었다.

1회전에서 결승까지를 모두 "KO"로 상대방을 눕히고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조가 금메달을 확정짓고나서 정확히 8분후 전기영이 모습을 나타냈다.

결승전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의 바그다사로프.

전은 경기시작하자마자 오른쪽업어치기로 절반을 얻은뒤 유효를
추가했고, 종료 45초전 왼쪽업어치기로 보란듯이 한판승을 이끌어냈다.

역시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올라간 전은 2회전에서 최대의 걸림돌이었던
네덜란드의 후이징가에 단 한번 판정승 (3-0)을 거두었을뿐 4경기를
모두 한판승으로 장식했다.

조인철은 이날 조지아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남자 78kg급 경기에서
몰다이브의 크레툴을 누르고 한판으로 가볍게 이긴데 이어 그루지아의
리타르텔리아, 우즈베키스탄의 쉬마코프를 각각 허리후리기와 받다리
되치기 한판으로 눌러 승자 4강전에 진출했다.

또 여자 61kg급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는 정성숙도
1회전에서 독일의 징거에서 유효승을 거둔뒤 몰타의 페이스, 터키의
코바스를 각각 조르기 한판으로 제압하고 역시 메달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 배구 ]]

옴니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배구에서 한국은 중국에 분패했다.

1,2세트를 17-16,16-14로 내준 한국은 3,4세트를 15-2, 15-13으로
이겨 세트스코어 2-2가 됐다.

랠리포인트시스템 (사이드아웃없이 계속해서 득점이 올라가는 방식)의
5세트에서 한국은 초반 중국에 이끌리다 8-8까지 따라붙기도 했으나
역부족, 15-13으로 아깝게 지고 말았다.

[[ 하키 ]]

클라크애틀랜타대에서 벌어진 하키경기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한국여자팀이 미국에 3-2로 져 충격을 주었다.

한국은 1승1패로 출전 8개국중 4위로 내려앉았다.

[[ 기타 ]]

그러나 펜싱에서 유일한 동메달 후보였던 남자에페단체팀은 1회전에서
미국에 41-45로 져 탈락했고 연일 부진을 면치못했고 있는 사격도
남자자유권총에 출전한 2명이 모두 결선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레슬링은 그레코로만형에 출전한 김진수
(주택공사) 등 4명이 전날 패자전으로 떨어진데 이어 패자전에서도
모두 탈락, 메달권에 들지못했다.

애틀랜타 풀턴카운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야구 1차전에서 한국은 미국에
7-2로 패배했으며 남자농구는 예선2차전에서 푸에르토리코에 98-86으로 져
2패를 기록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