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GC ]]

< 김흥구 골프전문기자 >

<>.제125회 영국오픈은 대단히 "뜨겁게" 전개될 것 같다.

프레드 커플스 (미국)나 닉 프라이스 (짐바브웨), 어니 엘스(남아공),
닉 팔도 (영국) 등 한국골퍼들에 친숙한 이름들이 대부분 잘 치며
상위권에 올라있는 것.

여기에 "리덤 무승"의 미국 프로들이 물밀듯이 선전하며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그러나 선두는 폴 브로드허스트(31)라는 영국 선수이다.

브로드허스트는 이곳시간 18일 로열 리덤&세인트 앤스GC (파 71, 35-36,
전장 6,892야드)에서 벌어진 첫날 경기에서 보기없이 6언더파 65타의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우며 단독선두에 나섰다.

브로드허스트는 6번홀 (파5,490야드)에서 197야드 거리를 5번아이언으로
올려 2.4m 이글퍼트를 성공시키는 등 이글1개에 버디4개였다.

브로드허스트는 9번홀 (파3,164야드)과 17번홀 (파4,467야드)에서 각각
약 9m짜리의 롱 버디퍼트를 성공시켰다.

그의 65타는 79년과 88년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우승할때 각각 첫날
기록한 코스레코드와 동타이다.

<>.브로드허스트는 88년 이곳대회때 아마추어로 참가, 커트오프를
통과하며 베스트아마가 됐었던 인물.

아마시절 그는 골프를 잘 치기는 했으나 무척이나 가난했다.

그는 트럭운전사, 정원사, 유리공장 직공 등을 하며 아마자격을
유지해야 했고 88년 리덤대회직후 프로로 전향할때 수중에는 단 200달러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89년 유러피언투어가 시작되자 7주만에 무려 4만달러를
벌었고 8주째 대회인 칸느오픈에서 드디어 우승, 5만달러의 잭포트를
터뜨렸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는 왼손 인대가 늘어나 수술을 받으며 스윙감각을 잊었다.

94년엔 유러피언투어 상금랭킹 131위로 밀려났다.

그의 영국오픈 베스트라운드는 90년 세인트앤드루스대회 3라운드에서 친
63타였다.

어쨋거나 "200달러에서 메이저 첫날의 단독선두로".

그것은 숱한 아마추어들의 꿈일 것이다.

<>.브로트허스트와의 2타차 공동 2위그룹은 미국의 텃밭.

등부상으로 US오픈에 결장했던 프레드 커플스와 톰 레이먼, 로렌 로버츠,
마크 오미러, 마크 매컴버, 마크 브룩스, 브래드 팩슨 등 미 베테랑들이
공히 4언더파 67타의 2위권이다.

유일한 예외는 일본의 신예 다나카 히데미치(25)였다.

그 다음 3언더파 68타 (공동 10위) 대열에는 우승후보랭킹 1위인
닉 팔도 (영국)와 94년 턴베리대회챔피언 닉 프라이스 그리고 어니 엘스
(남아공) 등이 늘어서 있다.

그레그 노먼 (호주)은 이글 (6번홀에서 6번아이언 투온후 3.6m이글퍼트)
1개 버디1개에 보기3개로 이븐파 71타의 공동 43위.

지난해 챔피언 존 데일리는 1언더파 70타이고 잭 니클로스가 2언더파
69타를 친 것도 "대단한 분투".

미국 프로들의 분전은 날씨에 기인한다.

이날 날씨는 "거센 비바람이 전매 특허인" 영국오픈 답지않게 바람이
거의 없었고 햇볕도 쨍쨍했다.

최고기온도 섭씨 25도의 최적온도.

이런 날씨가 "투온 투퍼트 골프"에 익숙한 미국 프로들에 한결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