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최근의 "골프 대화록"으로 도움이 될만한 몇개를 간추렸다.

<>.라운드후 곧고 바른 구질에 어마어마한 장타를 내는 A씨에게
동반자들이 "스윙개념"을 물었다.

대답의 골자는 "로버트 스윙"이었다.

"나는 사실 레슨을 받은 적이 별로 없다.

미국 유학시절 TV에서 골프중계를 보며 선수들의 스윙모습을 보고
본 뜨려고만 애썼다.

그러더중 우연히 로버트가 스윙하는 것을 직접 보게 됐다.

볼을 테스트하는 기계였는데 그 장면을 보고 나는 골프스윙은 저
로버트가 최고란 생각이 들었다.

로버트는 몸체가 볼트로 고정된 채 팔만 "따 따 따 따"올리며 천천히
백스윙을 하고 다운스윙은 "착"하고 내려오며 볼을 쳤다.

치고난후 그 팔은 "휙"하고 뒷쪽으로 넘어갔다.

물론 로버트가 친 볼은 항상 곧고 길게 나갔다.

나는 그때부터 스윙할때마다 로버트를 떠 올린다.

로버트마냥 중심은 잡아두고 어깨만 완전히 돌리고, 백스윙은 천천히하며
다운스윙은 크게 뒤로 넘어가도록 치는 것이다.

로버트와 같이 하체의 움직임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니까 "헤드 업"같은 "인간적 실수"가 없는 한 볼은 곧게 뻗어
나갔다" A씨의 얘기는 "로버트가 등장해" 신선하지만 원리는 새로울게
없다.

중심축이 고정되니 구질이 바른 것이고 어깨 턴을 완전히 해주니 장타가
나는 것이다.

"경직되지만 않는다면" 로버트 연상법도 괜찮을 듯.

<>."스코어 관리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에 대해 B씨가 말했다.

"버디보다 귀한 보기를 이해하는 것이지.

싱글핸디캐퍼는 물론 평균 85타이하를 치는 골퍼들은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를 하는 것이 가장 치명적이야.

이 얘기는 버디를 하나 잡는 것보다 더블보기를 안하는 게 훨씬 스코어
관리의 핵심이라는 뜻이지.

따라서 나는 버디 두세개보다 더블보기 없는 스코어를 가장 좋아해.

아마추어골프에서 더블보기가 없다는 것은 기술적, 전략적, 심리적
측면에서 그날은 거의 완벽히 쳤다는 의미아닌가"

<>."어떤 골프친구들이 좋은 동반자인가"에 대해 C씨가 말했다.

"어느날 나는 죽도록 골프치기가 싫은 날이 있었어.

새벽까지 술을 마셔야 되는 바람에 거의 기다시피하며 골프장에 나온
날이야.

동반자들도 내 얼굴색을 보더니 혀를 차더군.

그런데 동반자중 한명이 지나가듯 말하더군.

"오늘 내 목표는 75타야. 자네들도 알아서 치게".

그 순간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어.

그냥 돌아갈수는 없고 치긴 쳐야 하는데 컨디션 나쁘다고 허덕이면
나만 못난 사람이 될 것 같았어.

그래서 애초의 자세와는 달리 열심히 쳤지.

난 "정신을 차리게끔 한" 그 친구의 의도를 알아.

언제 어디서나 골프에 열정을 품게 하는 그런 친구들이 좋은 것 아닌가"

<>.D씨는 "최고의 골프친구"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드라이버샷은 존 데일리만큼 치고 퍼팅은 비기너같이 하는 친구가
세계 최고지.

드라이버 잘 쳐서 속 시원하게 해줘 좋고 그린에서는 3퍼팅, 4퍼팅하며
지갑 열어 주니 그 보다 더 좋은 친구가 어디 있겠는가"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