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대"를 맞아 코스를 대대적으로 개보수하거나 운영방법을
바꾸는등 "변신"하고 있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그런 골프장들을 소개하는 "골프장이 변한다"시리즈를 주1회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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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CC가 "대대적 변신"에 나섰다.

목표는 "세계 100대 골프장 진입".

안양CC는 단순한 "라운드 개념의 골프장운영"에서 탈피, 세계 정상
수준의 코스 및 서비스 운영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아래 전 코스
개조작업 등을 진행시키고 있다.

내년말까지 3개년계획으로 진행중인 안양CC의 "개혁"을 분야별로
짚어본다.

<>코스

클럽제조상의 급진전과 골퍼들의 기술적 향상에 기인, 지난 68년
개장한 안양CC도 이제 "고난도의 현대적 코스"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따라 안양CC의 코스 개조는 세가지측면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첫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원그린" 조성이다.

매스터즈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GC나 올 US오픈이 열린
오클랜드힐스GC 등 세계 초명문 코스의 그린은 보통 2.5-3mm로 깍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무덥다가 추운 4계절지역에서 그렇게 하다가는
잔디가 절단나기 십상.

이때문에 한국 그린은 4-4.5mm가 고작이다.

그러나 안양CC는 "그들 고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3mm이하의 그린
깍기와 롤링을 실시중이다.

느린 그린으로는 어떤 이유로든 명문을 주장할 수 없다는 분석인 것.

이와함께 현재의 "투 그린"은 공략적측면 등에서 골프의 속성과
배치된다고 판단, 18홀 전홀을 내년말까지 모두 원그린으로 개조할
예정이다.

물론 새로 만든 원그린은 상당한 언듈레이션을 두어 "바로 그곳에
온되지 않으면" 파잡기가 힘들게 된다.

현재 조성중인 임시그린은 공사기간중 사용할 그린.

둘째는 코스 난이도 조정.

현대의 코스들은 물과 벙커 등 트러블요소를 적절히 배치, 골퍼들의
기술적 향상에 대비하면서 "전략골프"를 유도하는 추세.

안양은 이에따라 4번홀부터 9, 10, 13, 14, 15번홀로 이어지는 개울물
공사에 착수하는 한편 16, 17번홀을 끼는 초대형 호수를 만들었다.

요즘 4번홀 (파3)과 16번홀 (파5)의 워터해저드 모습을 보고 "트러블로서
미흡하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장차 조성 될 원그린은 바로 물옆으로 바짝
붙여 공략각도를 극히 미묘하게 조정케 된다.

이밖에 1번홀 (파5)는 파4홀로 바꾸면서 티잉그라운드지역에 시원스런
"오프닝 광장"을 만들고 대신 6번홀 티를 뒤로 수십m 후퇴시켜 파5홀로
개조케 된다.

현재 2번홀이나 18번홀 등은 티를 뒤로 15m이상 뺐는데 이같은 개조로
안양CC의 전장은 현재의 6,720야드 (백티기준)에서 약 7,200야드로 크게
길어진다.

셋째는 "위치상의 핸디캡"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꾸겠다는 목표.

안양은 인근의 아파트촌 등 지리적 여건이 약점이지만 그들 특유의
조경 능력으로 "오히려 한층 더 골프에 몰입할 수 있는 코스"로
변모시킨다는 것.

안양은 현재 수백그루의 키 큰 나무들을 코스 곳곳에 이식시키는 한편
수십만본의 꽃들을 심어 골퍼들 시선을 오로지 골프와 코스에 붙잡아
맨다는 의지이다.

안양CC의 이같은 코스개조는 잭 니클로스 설계사의 자문하에 이뤄지고
있다.

<>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문제가 있으면 "세계적"이 못된다.

서비스는 사람이 한다.

골프장서비스는 캐디가 상징한다.

안양CC의 캐디들은 현재 50%이상이 실제 골프를 친다.

베스트스코어가 82타인 캐디도 있다.

또 매주 3회씩 영어와 일본어 강습을 하는데 그 강습의 강사가 바로
캐디일 정도.

전체중 50%이상이 영어, 일본어 회화에 능통케 한다는 게 클럽측
목표이다.

"알아야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전문 직업인으로서 자긍심이
있어야 모두가 최고일 수 있다"는 개념.

<> 회원

안양은 500명이 넘었던 회원수를 현재 203명으로 줄였다.

"정통 프라이비트 코스"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 어쩔수 없었던 조정.

그러나 "소수만을 위한 폐쇄적 운영"이 아니라 당위성만 있으면
"누구도 칠 수 있는 코스"를 표방하고 있다.

코스개조가 완료되면 세계적골프대회도 적극 유치할 계획.

<> 기타

골프장이 "독불장군"이 돼서는 안된다.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 골프장도 여건이 허락하는한 "동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같은 취지에서 안양CC는 골프장 옆 당동 주공아파트촌에 33억원을
투입, 노인복지회관을 건립해 기증한다.

지난 1일 기공식을 가진 이 회관은 노인들 자립을 위한 수퍼마킷을 비롯,
각종 의료시설이나 노래방, 이미용실 등을 갖춘 신개념 노인문화공간이다.

<>."투자 비용"에 민감한 사람들은 안양의 개혁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발전은 "변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법.

상품은 보통품에서부터 "월드 베스트"까지 다양해야 한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