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캡이 6에서 10사이인 골퍼 4명이 모여앉아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눴다.

A = "엊그제 나는 14번홀까지 2언더파를 치고 있었어.

나머지 4개홀에서 파둘에 보기2개만해도 이븐파를 칠 수 있는 상황이지.

그런데도 난 그 4홀에서 5오버파를 치며 베스트스코어에 실패했어.

막바지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했는데도 역시 안되더라구"

B = "난 9홀 베스트스코어가 34타인데 18홀 이븐파는 아직 못쳐 봤어.

사실 아마추어가 정확히 18홀 이븐파를 치는 것은 평생의 성취아닌가"

C = "언젠가는 칠 수 있겠지. 그날을 기다리는거지 뭐"

그런데 대화를 묵묵히 듣던 D가 "결정적 발언"을 했다.

"자네들의 얘기는 역시 아마추어적이야.

자네들 수준으로 볼때 언젠가 칠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게 없어.

그러나 그런 생각은 영원히 못 칠수도 있는 것과 통하지.

기다리기는 뭘 기다리나.

흔히 "치고나서 보니 베스트스코어더라"식으로 말하는데 그런 우연을
언제까지 기다릴 것인가.

그러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스스로 만들어 본다는 의식이 긴요해.

이븐파를 목표로 구체적 전략을 짜서 시도하라는 뜻이지.

우리들은 골프를 너무 "신비하고도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간주하는 것
같아"

<>.D의 발언에 나머지 3명도 공감했다.

그들은 곧 "이븐 파 골프"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그들이 분석해 낸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 버디를 최소한 3개는 잡아야 한다.

"18홀 몽땅 파"는 현실적이 못되고 몇개의 보기가 불가피한 만큼
버디 3개가 필수적이다.

3개의 버디는 3~6m 거리의 중거리퍼트가 들어가야 가능하다.

그러니 중거리퍼팅을 집중 연습하는 "특정 노력"이 필요하다.

- 용감한 것 보다는 슬기롭게 쳐야한다.

예를들어 "벙커뒤의 핀" 상황에서 핀을 직접 노리는 것은 슬기롭지
못하다.

프로가 아닌이상 벙커에서 파잡기는 확률이 극히 낮다.

따라서 핀에서 다소 떨어지더라도 벙커등의 트러블을 피하는 전략이
좋다.

"짧은 어프로치를 붙이는 파"가 확률이 훨씬 높다.

- 이븐파는 한타 한타가 너무도 귀중하다.

그런데 첫홀은 파보다 보기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라운드전에 반드시 "연습"을 해서 첫홀부터 제스윙을 해야
한다.

그래야 첫홀 파가 가능하다.

- 라운드전 해당 코스의 파3홀 거리를 분석, 그에 맞는 아이언에
대해 자신감을 굳혀야 한다.

그 거리를 집중 연습해 놓아야 한다는 애기.

- 해당 코스의 18홀 전홀에 대해 구체적 공략도를 그려 봐야 한다.

예를들어 파5홀에서 드라이버샷이 잘 맞았을때와 부실하게 맞았을때를
나누어 가정, 세컨드샷을 각각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당신의 매홀 목표는 파이기때문에 잘 맞았을때 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하는 프로그램이 더 현명할 것이다.

- 징크스를 인정하라.

OB가 자주 나는 홀이 있다면 과감히 클럽을 바꾸는것이 현실적이다.

이븐파의 목표가 샷하나로 초반에 물거품이 돼서는 안된다.

-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면 안된다.

17번홀까지 2오버파라면 18번홀에서 이글을 노리면 된다.

<>.이상은 전략의한 예일뿐이다.

핵심은 "구체적 시도".

이븐파뿐만 아니라 다른 스코어상의 목표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전략을
짜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