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롯데 자이언츠가 예상밖의 오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부산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시즌전 유력한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던 롯데는 지난 5월30일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에서 져 최하위로 떨어진 뒤 25여일이 넘도록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위권팀들과는 불과 3게임정도 차이밖에 안나 2연승 정도만 거두면
최하위 (7위와 1.5게임)를 면하고, 여기에 약간의 상승세만 더하면
4위권까지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현재 59게임을 치른 롯데의 성적은 25승1무33패로 승률이 5할에
크게 밑돌면서 최하위서 맴돌고 있다.

특히 롯데는 팀타율 (0.272), 도루 (72개) 부문서 8개구단 수위를
달리고 있는데다 타격 1위 김응국 (0.356)을 비롯, 3할대 타자를
3명씩이나 보유하고 있다.

공격력은 활발하나 마운드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팀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용희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주형광과 윤학길, 박동희, 김경환,
강상수로 선발진을 짜고 김상현과 차명주를 더블 마무리로 구상했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윤학길과 박동희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2군으로 추락했다.

5월로 접어들면서 마무리 김상현이 부상으로 도중하차했고, 기대를
걸었던 신인 차명주도 함량 미달로 밝혀져 전력에 큰 보탬을 주지 못하고
있다.

자연스레 팀방어율 (4.57)도 8개구단중 꼴찌로 추락했다.

단지 8승을 거두고 있는 주형광만이 외로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타자들이 경기 초반 방망이로 선취점을 뽑아도 마운드가 리드를
지키지 못해 19번이나 역전패를 당했다.

매경기 투수력 불안으로 선수들의 사기마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러한 부진과 관련 롯데팀관계자는 "아직 페넌트레이스가 반도
지나지 않았다"며"지난 주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와의 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할 정도로 최근 팀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며 "3게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중위권 진입은 시간문제"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팀관계자들의 낙관적인 분석에도 불구하고 "투수력이 살아나지
않는 한 당분간 부진의 늪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