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 김경수 기자 ]

신용진(32.팬텀)이 4년간의 침묵을 깨고 1승을 올렸다.

신용진은 23일 광주CC (파72)에서 열린 아스트라컵 제39회 한국프로골프
선수권대회 (총상금 1억5,000만원) 최종일 경기에서 1언더파 71타를 기록,
4라운드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최광수 박남신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9년차인 신의 이번 우승은 통산 2승째.

92일간 스포츠포카리오픈이후 4년만의 쾌거이다.

2라운드부터 선두를 지켜온 신은 이날 전반 두차례 최광수에게
공동선두 진입을 허용했을뿐 한번도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고 완벽한
우승을 이끌었다.

신의 전반 경기내용은 버디2 더블보기1개였고, 후반에는 버디 1개였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최경주보다도 20m는 더 나가는 신은 핸디캡1인
6번홀 (파5.509m)에서 6m거리의 첫 버디퍼팅을 성공했으며 8번홀
(파3.199m)에서 두번째 버디를 성공했다.

신은 이날 아이언샷도 괜찮아 전반 2개의 파3홀에서 모두 티샷을
1m에 붙이기도 했다.

최광수 (36.우정힐스CC.엘로드)는 8번홀까지만 해도 합계 7언더파로
신용진을 바짝 추격했으나 9번홀에서 OB가 나는등 기복을 보이며 합계
281타로 공동2위에 머물렀다.

지난대회 챔피언 박남신 (37.휠라코리아)은 후반 반격으로 선두진입을
노렸으나 2타 역부족으로 2위를 기록했다.

최경주 (26.슈페리어)는 전반에 더블보기1 보기2개로 4오버를 치며
우승권에서 탈락했으며 최상호 (41.남서울CC.엘로드)는 이날도 73타를
치며 공동 X위에 머물렀다.

<>.경기위원회와 광주CC측은 이번 대회를 위해 40일전부터 코스를
관리해왔는데 선수들은 특히 러프때문에 애를 먹었다.

홀마다 페어웨이폭을 20~30m로 철저히 유지했고, 잘 다듬어진
페어웨이밖은 40일동안 깎지않고 방치해둔 러프가 버티고 있었다.

페어웨이폭이 좁으니만큼 선수들의 티샷은 러프에 빠지기 일쑤고,
러프의 풀은 낙하지점을 뻔히 보고도 볼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길었다.

프로들이지만 러프에서의 파온확률이 70%를 넘지 않았다.

깊은 러프로 선수들은 고생했지만, 골프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진작부터 코스세팅을 이렇게 했으면 우리도 세계적 선수들이 나왔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