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가 "죽음의 계곡"에서 극적으로 살아났고 이탈리아는 탈락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가 이미 8강에 선착한 가운데
체코는 20일 맨체스터 앤필드구장에서 열린 "96 유럽 축구 선수권대회
예선리그 C조 최종전에서 러시아에 3-3으로 비겨 1승1무1패로 이탈리아와
동률을 이뤘으나 대회 규정상 승자승원칙에 따라 8강대열에 턱걸이했다.

체코는 지난 15일 이탈리아를 2-1로 격파했었다.

"죽음의 계곡"에 몰렸던 이탈리아는 우승후보 독일과 격돌했으나
지안프랑코 졸라가 전반 7분께 얻은 페널티 킥을 실축하는 뼈아픈
실책까지 겹쳐 0-0으로 무승부, 아깝게 탈락했다.

체코는 오는 23일 빌라파크구장에서 포르투갈과 4강진출을 놓고
한판 싸움을 벌인다.

D조에서는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가 나란히 조 1-2위로 준준결승에
안착했다.

이로써 "미니월드컵" 유럽선수권대회는 잉글랜드-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크로아티아, 포르투갈-체코간 대결로 압축됐다.

체코는 이탈리아가 독일과 격돌하고있는 올드 트래퍼드구장에 안테나까지
펼쳐놓고 사활이 걸린 러시아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초반은 체코의 완승.

얀 수코파레크와 파벨 쿠카가 전반 6분과 20분에 연속골을 터뜨린
체코는 2-0으로 앞서 쉽사리 8강티켓을 손에 넣는 듯 했다.

그러나 러시아 또한 만만치 않았다.

2패로 이미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지만 호락호락 물러설 수는 없는 일.

러시아는 후반들어 알렉산드르 모스토보 (3분), 오마르 테트라데체
(8분), 블라디미르 베샤스트니크 (40분)가 소나기 골을 퍼부었다.

체코 벤치는 사색이 됐고 무선전화기로 이 소식을 전해들은 올드
트래퍼드의 이탈리아팬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긴장과 초조속에 지켜보던 관중들은 죽음의 계곡에서 드디어 이탈리아가
살아났다고 기뻐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체코의 블라디미르 스미체르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던 것.

"전차군단"의 명예를 걸고 이탈리아와 격돌한 올드 트래퍼드구장에는
헬무트 콜 독일총리와 3차례나 윔블던을 제패한 보리스 베커가 5만3천여
관중들 틈에 섞여 관전했다.

포르투갈은 노팅엄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최종전에서 이미 2승을
거뒀던상대를 3-0으로 물리쳐 2승1무 (승점 7)로 크로아티아 (2승1패,
승점 6)와 나란히 본선 토너먼트에 올랐다.

피고가 전반 4분 첫 골을 터뜨려 쉽게 승기를 잡은 포르투갈은
주앙 핀토, 도밍고스가 연속 2골을 터뜨려 3골차로 완승했다.

크로아티아는 유럽선수권대회 데뷔 첫 무대에서 8강에 올라 체코와
함께 파란을 일으켰다.

개인득점에서는 잉글랜드의 앨런 쉬러가 페널티 골을 포함해 4골로
득점랭킹 1위에, 그 뒤를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 (불가리아)와 브라이언
라우드루프 (덴마크, 이상 3골)가 공동 2위에 올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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