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초특급" 박찬호 (23.LA 다저스)가 당당한 메이저리거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의 중간계투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한층 안정된 투구를 보여 선발복귀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특히 박찬호는 올시즌 17경기에서 3승2패, 50이닝을 던져 13실점
(11자책점)으로 방어율 1.98을 기록, 덩치가 큰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조금도 위축되지않고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6일 다저스 홈구장에서 벌어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내용으로 토미 라소다 감독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비록 0-7로 뒤진 5회 마운드에 올라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4이닝동안 삼진3개를 뽑으며 볼넷 2개만 허용, 무안타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요리했다.

이날 투구로 박찬호는 최근 11연속이닝 무실점 행진과 함께 자신의
시즌 방어율을 1점대로 끌어내려 기염을 토했다.

박찬호의 가장 큰 장점은 최고시속 1백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

자신의 우상인 놀란 라이언이 세웠던 세계 최고기록 1백61.4km
(100.9마일)에 근접하는 빠른 공으로 타자를 윽박질러 현역선수중에는
첫째, 둘째로 꼽히고 있다.

또한 올시즌에는 아마시절 주무기로 삼았던 슬라이더를 완전히 버리고
낙차 큰커브와 체인지업으로 무장, 강속구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타자들을 솎아내고 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제구력 불안도 최근 크게 향상돼 중간계투로
돌아선뒤 15이닝동안 사사구를 6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트레이드 마크인 탈삼진은 50이닝동안 59개로 이닝당 1.18을
솎아내 다저스의 새로운 "닥터 K"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청운의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넌지 3년만에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정착한 박찬호가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 하는데 남은 과제는 이제 시간과
경험일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