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리히 = 김영규 특파원 ]

2002년 월드컵 축구개최지 결정이 막판 초읽기에 돌입했다.

국제축구연맹 (FIFA)은 6월1일 오전 스위스 취리히 사무국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개최지 결정을 위한 투표를 실시, 정오 (한국시간
오후 7시)에 그 결과를 발표한다.

이에앞서 31일 오후 4시 (한국시간 오후 11시)에는 한.일 공동개최
가능여부가 밝혀진다.

우리가 월드컵축구를 유치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월드컵개최권은 21명의 FIFA 집행위원중 과반수인 11명이상의 지지를
얻으면 된다.

산술적으로는 간단한듯 하나 "우리냐,일본이냐"는 흑백식 결론외에도
"공동개최"란 또다른 변수가 상존, 3차방정식을 푸는 만큼 그 답을
도출하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현지 분위기를 보면 지난해까지 일본쪽으로 기울었던 FIFA의
중심추가 현재는 우리측으로 돌아온듯 하다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한마디로 "희망적"이란 전망이 강한 편이다.

평소 유치전망과 관련, 함구로 일관해온 구평회 월드컵유치 위원장이
28일 취리히 도착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있다", 다음날인 29일
오전의 기자간담회에서는 "상승세를 타고있다"고 말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따라 현지에는 한국측이 월드컵유치를 위한 최소 득표수인
11표는 이미 확보했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유럽 5표 (총 8표) 아프리카 2표 (총 3표) 미주대표 2표 (총 7표),
그리고 아시아 2표 (정몽준 FIFA부회장 포함)는 한국측의 몫이란
분석이다.

또다른 변수인 한.일공동개최의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정몽준 부회장도 29일 있은 기자간담회에서 "FIFA의 권유는 충분히
고려할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002년 월드컵의 단독개최를 주장하고있는 아벨란제회장의
입장을 받아들여 공동개최 규정을 2006년부터 적용하면 한국측의
단독개최가 가능할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물론 개최권이 일본에 넘어가는 것이며 그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경우 현재의 박빙리드로는 재역전극에 휘말릴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회장이 "결과를 속단 또는 과신할수는 없다.

차분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게될것이다"고 말한것도 마지막까지
표단속을 해야하는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월드컵개최권 획득을 둘러싸고 전례를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된 한.일 양국간의 각축전이 곧 막을 내린다.

우리대표단은 한국 단독개최를 공식 입장으로 내세우면서도 한.일
공동개최를 배수진으로 활용하며 최종 결정을 초조히 기다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