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이글 불타는 태양아래 코발트 빛깔의 파란 수면.

하얀 돛에 바람을 안고 수면을 가르며 끝없는 수평선으로 나아가는 요트의
모습은 백조를 연상케 한다.

바야흐로 수상스포츠 시즌.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해양스포츠는
멋과 낭만을 동시에 풍겨준다.

젊은이들에겐 진취적인 기상도 길러준다.

특히 "해양스포츠의 꽃""귀족 스포츠"라 불리는 요트는 더욱 그렇다.

<>."돛을 좀더 펴. 몸을 요트 바깥으로 내밀어. 허리를 펴고 엉덩이가
물에 닿을 정도로. 됐어, 요트가 잘 나간다"

"어, 한양대팀이 추격해 온다.

부표가 다가오니 태킹 채비를 해..피니시라인이 보인다.

아니 추월당하잖아"

지난 7일 오후 충남 보령시 대천요트경기장에서는 대통령기 전국 시도대항
요트대회(9~12일)에 앞서 96동호인 친선 요트대회가 벌어졌다.

대천 앞바다에 하얀 요트 10여척이 바람을 타고 스피드를 겨루고 있다.

경희대OB팀이 선두를 달리다 결승선 근처에서 한양대OB팀에 추월당해
아깝게 승리를 놓쳤다.

"오랜만에 요트를 타니 스트레스가 일시에 풀려요.

매년 1번씩이라도 동호인대회를 열었으면 좋겠어요"

2인조 스나이프대회에서 우승한 한양대OB팀 주장 김연식씨(42.회사원)의
우승소감이다.

경희대를 졸업한 장효경씨(여.40.학원강사)는 "요트는 체력을 바탕으로
머리를 써야하는 두뇌스포츠"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라고 얘기했다.

<>.요트는 선진국에선 미국과 영국을 횡단하는 경기인 "아메리카 컵"
요트대회가 올림픽과 월드컵대회에 이어 3대 이벤트 스포츠종목으로 여겨질
정도로 전통이 있는 인기스포츠이다.

우리나라에 요트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이후.

한양대 경희대 등 일부 대학에서 동아리 활동의 하나로 요트를 즐기기
시작했고 일반인들도 광나루 뚝섬 근교에서 동호인 몇명이 모여 요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79년 대한요트협회가 발족,우리나라 요트팀은 84년 LA올림픽대회부터
올림픽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아시안게임에선 줄곧 금메달을 따내고 있다.

88년 서울올림픽이후 요트가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90년대들어
국민소득이 향상되면서 레저활동이 다양해짐에 따라 본격 수상 레저스포츠로
소개되기 시작, 현재는 전국의 동호인이 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
되고 있다.

그러나 요트는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값이 비싸고 경기 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본격적인 레저스포츠로 뿌리내리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한요트협회는 지난해 총38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4개년
장기발전계획을 마련, 국내 요트붐 조성에 나섰다.

<>.요트는 생각보다 배우기 쉽다.

초보자의 경우 자동차운전을 배우는 것보다 훨씬 쉽게 요트를 익힐 수
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슈트라 불리는 밧줄을 당겨 돛을 조정하는 방법과
돛을 움직여 배를 진행시키며 방향을 조정하고 배를 회전시키는 방법,
그리고 배가 기울어지지 않도록 몸으로 중심을 잡는 법 등만 익히면
혼자서도 요트를 조종할 수 있게된다.

요트를 익숙하게 조종할 수 있게되면 바다로 나가 바람을 따라 스피드를
만끽하는 세일링을 즐길수 있다.

마음만 있으면 요트를 배울수 있는 기회도 많다.

서울시요트협회와 부산시요트협회가 여는 요트강습회를 찾아가면 된다.

서울시요트협회는 오는 18일부터 10월말까지 한강양화요트경기장에서
강습회를 실시한다.

요트 대중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개최한 요트강습회는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주 토.일요일 3주에 걸쳐 이론과 실습교육을 병행한다.

강습비는 20만원.

부산시요트협회도 오는 18일부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강습회를 실시
한다.

특히 부산요트협회는 국제규모의 수영만요트경기장을 적극 활용키 위해
지난해에는 강습비를 받지않았으나 올해부터는 3만원(기초반), 5만원
(중급반)을 받고있다.

<> 문의 :서울요트협회(248-3985)
한강양화요트경기장(636-8260)
부산요트협회(051-743-1721)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