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백만씨(53).

국가대표 투수-MBC청룡-삼성감독을 지낸 유명 야구인이다.

그러던 그가 야구 유니폼을 벗고 골프 후진양성에 나섰다.

야구계에 몸담고 있을 때에도 그가 아마추어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골프에 심취했었고, 장타자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의 골프구력은 35년.

250m를 넘나드는 드라이브에 홀인원도 6번이나 기록했다.

지난 92년 미국 체류중 틈틈이 골프실력을 가다듬어 그해 한국
프로골프협회 레슨프로 자격증을 따두었다.

"언젠가는 야구를 그만둘 것이고, 그때에는 골프가 여생의 반려가
될것같은 예감"때문이었는데 그것이 적중, 올해 본격 골프지도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인생행로를 바꾼 것 못지않게 그의 지도자관은 독특하다.

주니어선수들을 지도하는 그는 "기량보다는 체력, 체력보다는 사람
됨됨이"를 더 강조한다.

골프기량은 나중에라도 습득할수 있지만, 인성과 체력은 어려서부터
터를 닦아두어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베스트스코어 67타가 말해주듯 그는 핸디캡이 없는 스크래치 플레이어다.

그렇지만 자신을 "골프신인"이라며 한사코 낮추었다.

그는 선수들과 같이 뛰고 같이 연구한다.

야구인생, 특히 "삼성맨"으로 재직시 밴 겸손함이 지천명을 넘긴
지금도 그대로 넘친다.

"골프는 지속성이 필요합니다.

일류프로들도 80을 칠때가 있고 65를 칠 때도 있는데 아마추어나
커가는 선수들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한두번의 슬럼프에 괘념치않고 꾸준히 도전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어야
진전이 이뤄집니다"

그가 터득한 골프관이다.

그는 골프도 인생.사업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실수를 단번에 만회하려 하다가는 더 큰 화를 자초합니다.

실수는 거울로 삼되 빨리 잊고, 다음 샷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법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티샷이 러프에 들어간 경우를 예로 들었다.

그것을 바로 만회하려고 러프에서 온그린을 노리면 더 큰 재앙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러프에서 온그린할수 있는 실력이면,처음부터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지
않았을 겁니다"는 그의 말이 시사적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일단 옆으로 빼낸다음 그린을 노리는 것이 결과면에서
더 낫다는 것이다.

그는 드라이빙레인지 야구장등 체육시설이 두루 갖추어진 스포츠센터를
지어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야구지도자로서의 경험을 살려 그곳에서 "인성 체력 기량"이 조화된
주니어들을 기르고 싶다고 했다.

현재 그 계획이 50%정도 진척되고 있다고.

"선수는 운동과 공부를 병행해야 생명이 길어집니다.

소질.체력.근성이 있는 선수들을 일찍 발굴하고, 기량 못지않게 학교
교육도 중시하면 우리도 10년내에 세계적 골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골프지도자로 출발한 유씨의 지론이 새롭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