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골프장의 부킹방법은 전화부킹 아니면 팩스부킹(서면부킹
포함). 그러면 이들중 어느쪽이 더 공정한 방법일까.

전화부킹은 그 주도권이 골퍼에 있다.

속 내용이 어떻건간에 객관적으로는 먼저 전화통화를 하는 "불특정한
회원"에게 부킹이 주어진다.

반면 팩스부킹은 주도권이 골프장측에 있다.

신청자가 부족할리는 만무한 만큼 골프장측이 임의로 선별작업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볼때 전화부킹이 더 공정한 방법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아직껏 전화부킹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상식적 견해"에 함정이 있다.

외관상으로 가장 공정한 것 같은 전화부킹은 "증거가 남지않는 방법"
이다.

"내용상의 변화가 아무리 많더라도" 그에대해 따지고 들수 없는
맹점이 존재한다.

반면 팩스부킹은 "검증"이 가능하다.

팩스나 서면 부킹의 전제조건은 "자료의 공개".

"누구누구가 이렇게 신청을 했으나 골프장측의 규정이나 방침에 의거,
이렇게 부킹을 배정했다"는 설명이 가능해야 한다.

<>.결국 자료공개가 가능할 정도로 공정성에 자신이 있으면 전화보다
팩스부킹이 더 설득력이 있다.

"전화부킹도 공정성만 보장되면 가장 바람직한 것 아니냐"는 반문도
나올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보이지 않는" 불공정성이 존재한다.

전화부킹에는 보통사람 누구나 자유롭게 접수할수 있는 "기회"가
실질적으로는 보장되지 않는다.

다시말해 일부의 "전화 기술자"나 전화거는데 많은 인력과 시간을
동원할수 있는 극소수의 골퍼들에게만 유리한 방법이다.

국내 대다수 골장들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화부킹제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은 "회원수"때문이다.

회원수가 일정규모를 넘으면 선택받은자가 너무 "극소수"가 돼 따지고
들 수 있는 "불만"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팩스부킹이 신설골프장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도 다 이에 연유한다.

<>.팩스부킹의 현황은 올 2월부터 기존의 전화부킹에서 팩스 및
서면부킹으로 전환한 태영CC(대표 진영배)에서 짚어 볼수 있다.

태영은 주말예약접수를 매월 2,4주 수.목.금요일 3일간에 걸쳐 팩스
또는 서면으로 받는다.

태영은 일년에 두번이상 해당기간의 회원이용상황을 "먼저" 회원들에게
통보하는 한편 회원요청이 있으면 즉각적인 자료공개를 천명하고 있다.

물론 부킹배정원칙은 이용빈도수가 적은 회원순이고 이용이 극히 적은
회원에게는 골프장측 스스로 부킹권유를 한다는 입장이다.

태영의 "전환"은 그동안 "전화부킹에 매달리고 시달렸던" 회원들
회사의 총무부나 비서실 여직원들로 부터 대대적 환영을 받았다.

어떤 여직원은 "화요일의 공포" "화요일의 손가락 병"이 이제 사라졌다며
고마워했다.

회원들도 "공정성만 보장되면 전화부킹에 견줄바가 못된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원들이 항상 지적하고 진정 원하는 것은 "부킹의 공정성 확보"
이다.

그들은 일년에 한번을 치건 두번치건간에 평등의 원칙을 원한다.

그런면에서 "팩스부킹"은 한국골프계의 가장 바람직한 차선책일지
모른다.

단 조건은 "자료의 공개"이다.

자료 오픈없이 팩스부킹을 실시하는 것은 전화부킹보다 더 골프장의
임의성을 의심 받을 수 있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