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한국에서"

2002년 월드컵축구개최지 결정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컵유치위원회 (위원장 구평회)는 오는 6월1일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의 표결을 앞두고 범국민적 공감대를
다시한번 확산시키기 위해 "D-100일" 행사를 다채롭게 벌인다.

======================================================================

유치위는 22일 10시 김영수 문화체육부장관 구위원장 정몽준 부위원장
등 유치위관계자 및 축구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유치위건물에서
"유치결정일 D-100 카운트다운 전광판" 점등식을 갖는데 이어 광화문
일대에서 홍보스티커 부착과 가두캠페인을 벌인다.

전국 13개 월드컵개최 후보도시에서도 시도 유치후원회를 중심으로
스티커부착 사인회 축구대회 등 행사를 벌여 국민들의 의지를 다짐한다.

천주교 기독교 불교등의 종교지도자들로 구성된 범종교인 월드컵
지원단은 10시30분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월드컵유치 및 평화통일
기원대회"를 열어 국민적 열기를 확산시킨다.

유치위는 개최지 결정 100일을 앞둔 현재까지 한.일의 유치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으나 최근 독도문제와 북한사태가 한국의 유치활동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보다 늦게 월드컵 유치에 뛰어들었지만, 올들어 두 사태가
있기 전까지는 백중지세, 또는 일본에 약간의 우위를 보여왔다는 것이
자체 판단이었다.

그 판단에 근거, 유치위는 지금까지의 활동을 득표로 연결시키는
마무리 작업만 무리없이 해낸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두 사태가 이같은 전망에 제동을 걸었다.

극우성향인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총리가 월드컵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데 이어 독도 문제가 일본 국민들 사이에 월드컵 유치움직임으로
엉뚱하게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잇따르고 있는 북한인의 한국 망명사태도 남북관계 악화와 한반도
긴장을 초래해 한국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지난 1월 "남북 공동개최" 가능성으로 한국에 유리해진 입장이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김영수 문화체육부장관이 지난15일 "독도 문제로 일본 내각이 월드컵
유치에 더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최근 북한 상황을 고려할때 남북
공동개최 카드는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점이 이를 뒷받침
한다.

그러나 유치결정일을 100여일 앞두고 불거진 두 사태가 한국의 유치
노력에 다소의 영향은 주겠지만,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으로서는 앞으로 북한의 체제붕괴같은 천재지변성 돌발변수만
나오지 않는다면 월드컵 유치가 여전히 해볼만한 게임이다.

"월드컵 유치는 우리의 선진국진입 여부를 좌우할수 있다.

남은 기간 신중히, 그리고 실속있게 유치활동을 마무리하면 승산은
우리에게 있다"

구위원장의 각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2일자).